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모는 26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참모는 또 지금까지 약 35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이 참모는 "우리는 키예프 인근에서 적을 타격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적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 역시 2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군대의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전장의 상황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러시아 군대가 키예프 외곽 30㎞ 지점까지 진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우크라이나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매우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이에 따라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층 거대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으로 접근중이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 바딤 데니센코는 러시아군이 아조프해에 면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州) 주도 자포리자의 원전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수부대는 앞서 지난 24일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 사회의 군사적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26일(현지시간) 독일연방군이 보유한 대전차 무기 1천정과 군용기 격추를 위한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500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RPG 400정은 독일군이 보유한 것으로, 네덜란드에서 우크라이나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분쟁 지역에 무기 수출을 금지해온 독일의 오랜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독일은 또 석유 최대 1만t을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추가 지원도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무기를 보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는 휴대용 스팅어 미사일 200기, 대전차화기 판처파우스트-3 50정, 로켓 400기를 지원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듭 규탄하며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도 장기적으로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유튜버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과 관련,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알바니아는 현지시간으로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긴급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28일 유엔 특별총회 소집 결의를 위한 것이다.
결의안 채택을 위해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례적인 이 같은 결의에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앞서 지난 25일 유엔 안보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러시아의 비토(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미국이 주도한 이 결의안에는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