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휴일인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다당제 연합정치' 구상 등이 담긴 정치개혁안의 당론 채택에 나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요청에 정치연대를 노리는 민주당이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27일 오후 8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총을 열어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니 반드시 참석해 달라"는 공지문을 보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비례대표제 확대, 위성정당 금지 등을 주장하며 "국민들의 표가 제대로 반영돼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제3당도 존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안 후보에게 의견을 물었다.
안 후보는 "만약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의원총회야 언제든지 모아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제가 그 당 내부 사정을 다른 분에 비해 비교적 잘 아는 편이긴 한데 과연 의원총회를 통과할 것인가가 '키'(key)"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당론으로 확정해 의총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그래야 정말 믿으실 것 같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의 뜻을 받아 공식선거운동 기간 휴일에 긴급 의총을 열기로 했다. 막판 지지율 박스권 돌파를 위해서라도 안 후보와의 정치개혁 연대가 절실하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야권 단일화 결렬 이후 이 후보도 연일 안 후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26일 김포 유세에서도 의총에 대해 "제3당이 가능할 수 있는 다당제를 만들고, 또 연합정부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치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며 "내일(27일) 당론으로 결정하고 입법 제안도 할 것"이라고 제3지대와의 연대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안 후보는 26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유세에서 "요즘 정말 걱정이 많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신다. 저도 정권교체를 바란다"며 "그런데 정권교체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제일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거대양당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마이웨이'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27일 의총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헌법 개정과,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당내에서도 정치개혁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은 만큼 당론으로 무난하게 채택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도 이날 험지 부산, 울산, 경남 창원·양산 등지를 찾아 '국민통합'과 '유능한 대통령'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 공략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