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세기를 띄워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험해진 우크라이나에 있는 교민들을 데려오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공관을 철수하고 교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동안에도 안전주의보를 내리고 동부 지역에 가지 말라고 권고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가 러시아군에 점령될 위기에 놓이는 등 위험이 고조되자 24일부터 교민들을 상대로 철수를 위한 인원 등록을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역상, 유학생, 화교 등 6천여 명의 중국인이 머물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교민 대피 계획에 대만인도 포함되자 대만 정부가 악의적 선전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이 긴급 공지한 현지 교민 철수 계획에는 중국, 홍콩, 마카오 여권 소지지와 함께 대만인 신분증 소지자도 명시돼 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 2017년 멕시코 대지진, 2018년 일본 태풍 피해 때도 전세기를 띄워 현지 중국인들을 철수시키면서 대만인들도 데려온 바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한 청년은 중국의 짧은 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 올린 영상에서 "전세기 탑승 대상에 대만인도 포함된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중국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만 정부는 중국의 이런 행동이 불순한 의도이자 월권이라고 비난하며 현지 대만 교민은 현지 중국 대사관에 협조를 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 대변인은 "외교부는 이미 교민의 안전한 철수 계획이 있다"며 "중국의 월권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도 "중국이 전세기로 우리 교민을 철수시키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선전이며, 허위 정보를 퍼뜨려 우리 정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교민 보호 노력을 폄훼하려는 악의적인 기도"라고 비난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 24일에 대만 교민 18명을 태운 버스가 키예프를 출발해 서쪽으로 이동했고 폴란드 주재 대표부가 이들의 폴란드 입국을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 보호에서는 중국보다 대만이 앞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