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5일 중국과의 갈등, 동북아 세력균형 문제로 역대 정부가 공식적 편입을 꺼려왔던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MD) 참여 의지를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MD 체계 편입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어 "초음속,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되면 대응하는 데에 한미 간 MD는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미국 MD에도 역대 어느 정부도 참여 안 했다"며 "전략적인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그 효과는 불분명한데 비해 한-중 관계 파탄은 너무나 명백하다. 우크라이나를 반면교사 삼아야하는 데,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질 때 우리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처럼 될 수 있다"고 재차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심상정 후보가 많이 잘못 알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중층 미사일 방어가 필요하고, 방어를 위해서는 한미 간 감시·정찰 자산이 공유돼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역대 정부는 MD 편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왔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삼불(三不·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 불참, 한·미·일 군사협력 불참) 정책을 약속해왔다. MD 체제 편입은 그 이전 박근혜 정부 또한 부인해왔다. 사드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배치될 당시에도 정부는 "미국의 MD체계에 편입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미사일 방어와 관련해서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인 'MD체계 편입'은 부인해왔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직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중국의 강력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독일에서는 사드 배치를 안 한다"며 "신청도 안 한다. 독일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러시아와의 전략균형이 깨지면 긴장이 고조된다는 것"이라고 거듭 우려를 표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한미일 군사동맹도 검토하나'는 심 후보의 질문에 "가정적인 사항이니까 지금은 그런 이야기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한미일 동맹 또한 MD편입처럼 우리나라가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편입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해당 발언을 두고 "윤 후보는 한미일 간 군사동맹이 가능하며,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뜻까지 밝혔다"며 "특히 심 후보 질문에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이라며 한반도에 일본군이 진주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에 반대하지만, 그 얘기를 3불이라는 형식으로 중국에 약속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며 "민주당은 윤 후보가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개입을 허용했다는 허위, 억지 주장에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