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일부에서도 다소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탈원전' 정책에 대해 해명하고 오해가 있다면 바로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밖에 선거 운동 기간임에도 문 대통령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것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文정부 탈원전은 2084년까지 장기 프로젝트, 원전 충분히 활용해야"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취지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애초에 이번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60년 이상의 장기 로드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그 사이에는 남은 원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이른 시간 내에 단계적으로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번 정부가 정권 초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하며 건설을 중단시켜 논란이 큰 신한울 3·4호기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케어 성공 홍보도…과감한 행보, 지지층 결집 효과 노리나
당초 이날 회의 일정은 출입 기자들에게 사전 공지되지 않았던 내부 회의였다. 그런데 다소 민감한 원전에 대해 문 대통령의 구체적인 언급이 공개되고, 탈원전이 아닌 원전 활용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대선을 보름도 남기지 않은 시점인 만큼 정치적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도층에서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 설익었다는 비판이 있고, 현재까지도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오해를 일부 바로잡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공급을 점검하면서 나온 메시지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엔 선을 긋고 있다.
야당에서는 여론을 의식한 정책 급선회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탈원전을 포기하라고 할 때에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대선 국면에서 심판대에 오를 것 같으니 꼬리를 내리는 것인가"라며 "차라리 솔직하게 국민앞에 탈원전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위기상황에서 기댈 곳은 원전밖에 없다는 것을 털어놓으시라"고 지적했다.
'원전'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 대선이 다가올수록 문 대통령은 정권을 향한 공격을 반박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분위기다.
또,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지방 일정을 잡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고 지난 24일에는 전북 군산을 방문해 조선소 재가동을 축하하며 "정부의 노력을 기억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분주한 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정권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이 다가와도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소폭 오르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가 이를 100% 흡수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도 적극적인 국정운영을 펼쳐나가는 것도 지지층 결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