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꾸준히 강해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2년 동안 토론토 선발진의 간판투수로 활약했던 류현진이 이제는 더 이상 에이스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 매체는 25일(한국시간) 토론토의 2022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전망하는 칼럼을 통해 먼저 류현진의 2021시즌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고 성적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첫 해에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성적이었다.
지난해에는 31경기에 등판해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고 개인 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토론토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성적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의 몸값이 이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몸값이 높아지면 성적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은 기교파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류현진의 성공은 정교한 제구력의 회복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이 2021시즌에 기록한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0개로 통산 평균 기록(2.0개)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2020시즌의 2.3개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하지만 류현진의 제구력은 단순히 볼넷 개수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류현진은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중요하고 특히 실투는 치명적이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집중타를 얻어맞고 흔들린 경기가 종종 있었다.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한 시즌을 소화해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부상으로 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한 2016시즌은 제외).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계약이 2년 남은 류현진이 계속 하락세를 겪더라도 토론토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면서 '류현진이 더 이상 토론토 선발진의 에이스가 될 필요는 없다'고 적었다.
토론토가 2022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정상급 투수 케빈 가우스먼, 지난해 영입해 연장 계약을 맺은 호세 베리오스, 유망주 알렉 마노아 등이 선발진에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디애슬레틱은 가우스먼이 토론토의 차기 에이스를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2.81로 활약한 가우스먼은 토론토와 5년 총액 1억1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에이스 출신으로 지난해 토론토 이적 후 5승4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베리오스는 토론토와 7년 총액 1억3100만 달러의 조건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두 선수 모두 토론토가 3년 전 류현진과 맺었던 FA 계약의 규모를 초월한다.
마노아는 작년 데뷔해 9승2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한 유망주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이 이들에 이어 선발 로테이션의 네 번째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 곁에 수준급 선발투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선수 개인과 팀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토론토의 경기는 물론이고 류현진의 2022시즌도 더욱 흥미로워졌다. 지난 2년 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이 현지 언론의 평가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