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만에 수도 키예프 근처까지 접근한 러시아군은 아직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지는 못했지만, 첫날부터 인근 국제공항을 점령하는 등 전체적으로 우세하다. 물론 우크라이나군 또한 필사적으로 저항하면서 치열한 교전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 동·남·북 3면에서 군사행동…우크라이나 "치열한 전투 중, 맞설 준비 돼 있다"
이 과정에서 군사시설 다수가 파괴되고 우크라이나인 22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파악됐다. 2014년 이래 무력충돌이 계속돼 왔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 지원을 받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 방어선을 뚫고 수 킬로미터 진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선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자국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군이 도시 헤르손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이 곳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봉쇄하던 북크림 운하를 점령하고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수도 키예프 인근 비행장 등 군사시설도 러시아군 공습을 받아 파괴됐다. CNN 매튜 챈스 현지 특파원은 생중계를 통해 러시아 공수부대가 키예프 중심부에서 불과 20여km 떨어진 호스토멜 국제공항을 점령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격을 가하고 있고,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해서 어떤 미사일이나 항공폭탄을 이용한 공격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유도무기는 우크라이나군 시설과 인프라만을 정확하게 노릴 것이고, 무장을 해제하고 위치를 이탈한 우크라이나군은 타격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러시아군은 절대로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민간인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우크라이나는 16시간 넘게 러시아 점령군을 격퇴하고 있고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크렘린은 공습을 포함해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미 고위 당국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부 제거 의도"…바이든 "미군 7천명 추가파병, 분쟁엔 관여 안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제거(decapitate)하고, 러시아 통치 방식을 적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 공격의 3대 축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 이는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저항하며 싸우고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도울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군은 독일에 7천명 추가 파병을 승인하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싸우러 유럽에 가는 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방어하러 가는 것"이라며 "미군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와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