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한은 금리 동결로 일단 한고비는 넘겼지만…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2년 2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소득에 비해 채무비중이 많은 이른바 '영끌족'이 잠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이주열 총재가 최대 2%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대해 적절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의 기대가 한국은행의 예상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추가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해 온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또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여건의 변화와 그것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는 이어 "통화정책은 지금과 같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완화 정도를 계속 그리고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더 오를 것 같고 금융불균형도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계속적으로 올리겠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또 "금통위의 다수 의견은 성장흐름이 예상대로 간다면 물가 오름세도 높고 금융 불균형 위험도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완화정도는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한차례 더 올려 1.50%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금통위원들의 정책기조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중립금리나 준칙금리를 기준으로 볼 때 (현재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완화정도는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번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물가가 더 올랐기 때문에 이보다 더 올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2.0%까지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예상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적절한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시장이 기대할때도 성장과 물가,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인데 시장이 예상하는 것과 저희들이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그런 시장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 기대와 금통위 생각에 괴리가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제공

금융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가 최대 2%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는 데 대한 이주열 총재의 이와같은 입장은 한국은행의 목소리로 최대 2%까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시장 기대와 한은 기대가 다르지 않다며 이런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기준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는 이 총재의 매파적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현재 금융통화위원회의 매파적 경향이 과거보다 더 강해진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정도는 상당히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초저금리 시대에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일으켰던 영끌족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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