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인지도가 높은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를 이용한 거짓 홍보 동영상을 제작 홍보하는 수법으로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지난해 한 시민의 제보로 불법다단계 혐의를 포착한 민사단은 작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7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단 5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3만여 명의 회원을 모집해 13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 대표 등 8명을 적발해 형사입건했다.
적발된 조직은 서울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63개의 센터와 15개 지사를 두고 가상화폐 투자 정보에 미숙한 노년층, 주부 등을 범죄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본사 사무실과 전국에 있는 콘도, 호텔 등에서 개최한 사업설명회에 가족과 지인 등을 참여시켜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으로 1구좌당 120만 원을 입금하면 판매수당과 코인을 지급하고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코인으로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코인 가치가 상승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도 홍보했다.
그러나 불법다단계 조직이 홍보한 'BTS, 서울시와 함께 디스커버카드'는 서울관광재단이 발행하는 BTS가 모델인 상품으로 외국인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 관광 자유이용권이다. 중국방송국에 송출한다는 '뽀로로' 역시 이들 조직과 상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상체계는 불법다단계 수법과 같았다. 투자자 본인 및 산하 하위회원 가입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서 3단계 이상, 많게는 29단계의 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해 불법적인 금전거래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본인 투자금의 400%를 일일수당으로, 본인이 소개하는 회원 1명당 투자금의 100%를 추천수당으로, 센터장 밑에 하위회원이 들어오면 회원 1명당 투자금의 3%를 센터수당으로 지급했다. 최대 29단계 하위회원을 모집해 3억6천만원의 수당을 받은 회원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회원들은 제대로된 수당을 받지 못했다.
이 조직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 투자금을 수신해 200억 원을 가족 등의 개인 계좌로 불법적으로 이체했다. 회원들이 수당 출금신청을 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폐쇄한 후 영업을 중단하면서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회원 240명이 업체를 상대로 고소를 했다.
피해자들은 대출금과 전세자금, 카드빚 등으로 1인당 최소 120만 원에서 최대 26억 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억 원씩 투자한 사람만 139명이나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다단계 판매업체는 소비자 피해보상보험기구인 공제조합 가입 등 소비자 피해보상 제도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실상 피해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정도가 심각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시중은행의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서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다단계 사기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