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미국 언론은 미국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의 운영사에 대해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돈 13조 원 짜리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100% 지분을 보유한 '노르트스트림2 AG'가 건설사겸 운영사다.
가스관 운영사에 대한 제재는 가스관 자체에 대한 봉쇄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틀 전 독일 정부가 발표한 해당 가스관에 대한 승인 보류와는 파괴력면에서 차이가 크다.
세계 3대 원유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가스생산국인 러시아 국부의 원천인 가스의 주요 수출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일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즈프롬의 최고경영자 마티스 와닝은 독일 비밀경찰(Stasi)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르트스트림2' 운영사에 대한 제재는 곧 푸틴 대통령의 '절친'에 대한 제재가 되기도 한다.
이날 알려진 가스관 운영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엄밀히 말하면 지난해 5월 결정을 뒤집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5월 노르트스트림2 건설과 관련된 러시아 선박과 기업 등 일부를 제재하면서도 노르트스트림2 AG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 이유를 들어 제재를 면제했다.
가스관 사업에 차질을 원치 않은 독일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미국 야당에서는 제재 면제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노르트스트림2 때문에 러시아 가스 수출 경유지로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들게 되자 제재 면제 철회를 위한 대미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번 제재가 사실상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대한 종말을 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티림2 사업은 유럽의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지정학적 무기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