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수입물가 상승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물가가 무역수지 적자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19.6%, 수출물가 상승률은 12.4%로 수입물가에서 수출물가를 뺀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7.2%포인트였다.
이에 비해 지난해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1.1%, 수출물가 상승률은 17.7%로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3.4%포인트였다.
한경연은 지난해에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수출물가도 함께 오르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유지됐으나 올해는 수출물가 대비 수입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해 무역수지는 294억달러 흑자였으나 지난달 무역수지는 48억달러 적자로 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또 지난달 수입물량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15.5% 증가한데 비해 수출물량은 8.6% 증가에 그쳐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는 것이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은 이처럼 수입물가와 수출물가의 상승률 격차가 커질수록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2000년대 유일한 무역적자였던 2008년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132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한 2008년에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6.5%, 수출물가 상승률은 3.9%로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12.6%포인트였다.
한경연은 올해 무역수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로 최대 수출입 품목인 반도체와 원유를 꼽았다.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인해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 가능성이 높은 반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지난달 수출물가 상승률이 전달 대비 6.7% 하락하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반도체와 원유가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2008년에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 반도체 수출물가는 전년 대비 21.9% 하락한데 비해 원유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36.9% 상승하면서 무역적자 확대의 요소가 됐다.
한경연은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반면 주력 수출품목은 경쟁이 치열한 공산품에 집중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수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올해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지난해에 비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