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의 대표단은 23일 오후 3시쯤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 농성장에서 만났다. 양측은 30여분 동안 비공식 대화를 나눈 뒤 공식 입장문을 통해 파업 상황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화 직후 대리점연합은 노조의 요구안을 전달받고 현재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연합회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조속히 검토해 오늘 저녁이라도 노조측과 대화를 속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노조는 본사 점거농성과 아사단식 등 사측과 극한 대치를 이어왔다. 전날에는 곤지암허브터미널 차량 통행 방해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기습 시위를 벌이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노조가 대리점연합이 제안한 대화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극한으로 치달았던 파업 사태가 종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그간 대리점 연합회와 비공개 회동을 진행해 왔다"며 "최전방에서 파업사태를 종결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교섭의 걸림돌이었던 CJ대한통운 본사가 대화를 적극 환영하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 조치로 이어져 파업사태가 온전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화와는 별개로 "본사 점거와 곤지암 허브터미널 운송 방해와 같은 명백한 불법, 폭력행위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