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정치현실 풍자…서울시극단 '불가불가'

이철희 연출.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극단이 '불가불가'(不可不可)를 3월 26일부터 4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예술단 중심 제작극장을 선언한 세종문화회관의 봄시즌을 여는 작품이다.

한국 현대 희곡을 재발견해 동시대 시각으로 무대화했다. 희곡 불가불가는 1982년 극작가 이현화가 발표했고 1987년에는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불가불가가 초연한 1980년대는 대본이 수정되거나 검열을 통과해야 공연할 수 있던 시절이었다.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냉철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던 이현화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당시 정치 현실을 그려냈다.

불가불가는 공연 하루 전, 작품 리허설이 진행되는 극장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습장면을 담았다. 극중 배우들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을사늑약 등 우리 역사의 암울했던 다섯 장면을 재현한다. 관객은 무대 위 작품을 통해 공연 제작 과정도 알게 된다.

서울시극단 측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관객에게 묻는다"고 말했다.

연출·각색은 극작가 겸 배우 이철희가 맡았다. 이철희는 '닭쿠우스', '조치원 해문이', '프로메테우스의 간' 등 고전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2019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강신구를 비롯 서울시극단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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