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희곡을 재발견해 동시대 시각으로 무대화했다. 희곡 불가불가는 1982년 극작가 이현화가 발표했고 1987년에는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불가불가가 초연한 1980년대는 대본이 수정되거나 검열을 통과해야 공연할 수 있던 시절이었다.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냉철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던 이현화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당시 정치 현실을 그려냈다.
불가불가는 공연 하루 전, 작품 리허설이 진행되는 극장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습장면을 담았다. 극중 배우들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을사늑약 등 우리 역사의 암울했던 다섯 장면을 재현한다. 관객은 무대 위 작품을 통해 공연 제작 과정도 알게 된다.
서울시극단 측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관객에게 묻는다"고 말했다.
연출·각색은 극작가 겸 배우 이철희가 맡았다. 이철희는 '닭쿠우스', '조치원 해문이', '프로메테우스의 간' 등 고전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2019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강신구를 비롯 서울시극단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