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8일 드라마 '사내맞선' 방영을 앞두고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원작 웹툰과 웹소설이 역주행을 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21일에는 실시간 랭킹 1위, 매출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사내맞선은 평범한 회사원인 여주인공 신하리가 어느 날 친구 대신 나간 선자리에서 자신의 직장 사장인 강태무를 맞선남으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를 담은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IP(지적재산)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의 원작 웹툰도 조회수가 급상승했다. 예고편 공개 전 두 달간 주간 평균값과 본편 공개 이후 약 2주간의 주간 평균값을 비교한 결과 주간 조회수는 약 80배, 거래액은 59배 증가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네이버웹툰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재된 콘텐츠다. 연재가 종료된 지 10여 년이 지난 상황에서 드라마 흥행에 힘입어 다시 수요가 증가한 셈이다.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원작 '역주행'이 흔해지고 있다. 이를 학습한 웹툰 업계 역시 'OSMU'(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을 위해 원천 IP 확보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연달아 홈런' 네이버, 1년 만에 이용자 수 1천 명 늘었다
네이버웹툰은 이에 대해 "기존 웹툰들의 해외 거래액 증가와 더불어 대형 신작 출시, 영상화 IP 흥행 등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 유입이 대폭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네이버웹툰은 '스위트홈',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자사 플랫폼에서 연재됐던 웹툰들을 영상화한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다국어 서비스 제공도 한 몫을 했다.
지옥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관련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 2주간 원작 웹툰의 주간 평균 조회 수가 공개 전 3개월에 비해 약 22배나 늘었다. 주간 평균 결제자수도 약 14배 증가했다. 지옥은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영어, 일본어, 태국어, 스페인어 등 총 10개의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 드라마화된 '유미의 세포들'도 원작 웹툰의 일간 조회 수가 30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웹툰 온라인 스토어인 '웹툰 프렌즈'에서 판매 중인 '유미의 세포들' 굿즈 매출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유미의 세포들도 영어, 일본어, 태국어 등 8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IP 판매 수익과 더불어 웹툰 유료 결제액, 굿즈 판매액 등 여러 가지 연계 수익이 창출되는 만큼 네이버를 비롯한 웹툰 업계는 이같은 OSMU(원 소스 멀티 유스)전략을 한동안 유지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IP를 영상화한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원천 IP로서 웹툰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연이어 입증하고 있다"며 "자사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에도 '내일', '안나라수마나라', '사냥개들' 등 네이버웹툰 IP 기반의 영상 콘텐츠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원천 IP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OSMU 전략을 '지속해서' 구사하려면 밸류체인의 시작점에 있는 '원천 IP'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최대 지분을 확보한 국내 남성향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활용해 다양한 원천 IP 발굴·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각종 공모전을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웹툰·웹소설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첫 협업 상대는 DC코믹스와 하이브다.
'술도녀'·'옷소매' 카카오, '노블코믹스' 앞세워 영상화 지속
카카오엔터는 특히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드는 노블코믹스 시스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노블코믹스된 작품이 흥행하면 이를 다시 영상화하는 방식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진심이 닿다', '옷소매 붉은 끝동', '그녀의 사생활', '사내맞선'(방영 예정), '어게인마이라이프'(방영 예정) 등이 모두 이런 케이스다.
웹소설-웹툰-영상물로 이어지는 3단계 고리를 구축할 경우, 웹툰-영상물 2단계 과정에 밸류체인상 IP가 하나 더 늘어난다. 웹소설 구독자가 웹툰 구독자로, 웹툰 구독자가 다시 영상물 구독자로 유입되는 효과를 통해 창작자의 수익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작품의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카카오엔터는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웹툰과 영상의 세계관을 교차해 연결하는 프로젝트('스틸레인'-'강철비' 시리즈)나 웹툰과 시나리오를 동시 개발하는 프로젝트(승리호) 등 다양한 스토리 확장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한 해에만 '안녕 엄마', '미완결', '살어리랏다', '악연' 등 50여 개 작품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판권을 판매했다. 이 중 20%는 해외 제작사 판매 건이다. 2006년~2020년 사이 약 65개 정도의 작품이 영상화된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카카오는 올해 사내맞선, 무빙, 어게인마이라이프,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하나의 오리지널 IP를 여러 콘텐츠로 확장시키고, 넷플릭스나 디즈니+를 비롯한 글로벌 OTT채널을 통해 영상화로 선보이는 등 올해도 역량 있는 IP 발굴과 작품 라이프사이클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 역시 원천 IP 확보를 위해 적극 뛰고 있다. 지난해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마무리지은 상태다.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한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