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누군지를 놓고 여야 정치권은 23일에도 공방을 벌였다.
'그분'으로 지목된 현직 대법관이 사상 초유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여야는 서로 대장동 의혹이 상대 측 후보의 '게이트'라고 주장하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확실하게 규정하는데 (윤 후보가 당시) 현직 총장이고 현직 검사여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대장동 의혹은) 검찰 게이트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몸통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씨의 녹취록에서 "윤석열이 나한테 앞으로는 더 못 봐주겠다(고 했다)", "검사들 돈 좋아한다. 안 받은 사람 최모씨밖에 없고 조은석 이런 사람은 돈 안받더라"고 말했다는 게 이 후보 주장이다. 그러면서 대장동 의혹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민주당도 즉각 지원사격에 나섰다.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장동 그분'의 실체에 대한 각종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대법관 A씨라는 보도도 있었고 '그분은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결국 진실은 이재명 후보가 '그분'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그분'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되는 대상이다. 앞서 녹취록에서 김씨는 "(수원) 빌라에 대법관님 따님이 산다. 대법원이 도와줄 수 있다"며 "저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고. 그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 그게 그거야"라고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민주당 측은 여기서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며 일각의 주장을 인용해 조재연 대법관이라고 공세를 펼쳐왔다.
이런 가운데 조 대법관이 이날 돌연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 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현직 대법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연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조 대법관은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이 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법관이 '그분'으로 지목됐다고 주장해온 이 후보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을 설계한 몸통이 이 후보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전주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장동을 설계했다고 스스로 자인했고 최종 결재권자였던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라는 건 너무나도 자명하다"며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이려 해도 현명한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도 "김만배라는 사람이 단군 이래 최대의 나라 재산을 도둑질한 사람이고 그걸 도와준 분이 이재명 후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이날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부인한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김 전 처장 아들은 아버지가 이 후보와 호주, 네덜란드를 함께 다녀오고 함께 골프까지 치는 사이였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