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재외투표 시작…中서도 엄격한 방역 뚫고 '투표 행렬'

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23일 오전 8시부터 제20대 대통령선거 참여를 위한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재외투표는 23일부터 28일까지 엿새간 진행된다.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 제공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중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현지시간 23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됐다.
 
중국에서도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 등 10개 투표소에서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중국에서 재외투표를 신청한 유권자는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 관할 지역 5374명 등 모두2만9827명이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17년 대선 당시 재외투표 등록자수 4만 3천여 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날 베이징 대사관에 차려진 투표소에 가장 먼저 투표한 이는 고영화 북경대 한반도연구소 연구원으로, 투표 개시 35분 전에 베이징대 유학생 2명과 함께 도착해 투표했다. 고 씨는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가는지 후퇴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일 먼저 투표하기로 결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북경대 3학년에 재학중인 고민정 학생은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를 해본다"며 "떨리는 심정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북경대 대학원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조은 학생은 "아침에 일찍 투표하러 대사관에 오니까 꼭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3일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한 교민이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11시를 조금 넘어서는 교민들이 많이 사는 왕징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들어서면서 긴 대기줄이 만들어지는 등 활기를 띠기도 했다.
 
중국 지역 재외 투표는 코로나 영향으로 등으로 교민들이 감소한데다 엄격한 코로나 방역으로 이동이 쉽지 않은 곳이 많아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톈진 지역 재외투표 신청자들은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베이징 대사관으로 들어오기 위해 고속도로 검문소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실상의 준 봉쇄 상태인 장쑤성 쑤저우에서는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상하이 총영사관까지 가야하지만 쑤저우를 떠나기도 쉽지 않고 돌아오는 과정도 번거로워 망설이는 교민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 주중대한민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 첫날 모습. 안성용 기자

쑤저우에 사는 한 교민은 "예전 같으면 버스를 이용해 한꺼번에 가서 투표를 했겠지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쑤저우 시정부에서 불허했다"며 "가뜩이나 누구를 찍을지도 정하지 못했는데 여러모로 불편하다"고 말했다.
 
재외투표는 오는 28일까지 오전 8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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