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 선대위 홍경희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등장하는 성격발달 단계 중 '항문기(생후9개월~4세)'가 있다. 배설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단계인데 이준석 대표가 여전히 그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 대변인은 "'박근혜 키즈'로 출발해 정치권에 입문한지 1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배설로 쾌감을 느끼고 있으니 언제쯤 '키즈'라는 꼬리표를 뗄지 참으로 딱하다"며 "더욱이 어쩌다 제1야당의 대표까지 되었으니 같은 당 윤석열 후보와 소속 구성원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원색적인 표현이 등장한 이유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철수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단일화를 놓고 물밑 접촉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안 후보를 배신하려는 인사들이 존재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안철수 대표 쪽에서 당황할 수 있겠지만 (배신하려는 사람들이) 발언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조용히 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변인은 "이 대표는 쓸데없는 안개화법과 가당치 않은 협박 대신 즉각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기 바란다"며 "만약 밝히지 못한다면 이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정치공작에 해당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얼마 전 성상납 의혹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장 표명 요구에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무응답으로 일관했는데 이번에도 입을 닫고 연기만 피워댄다면 '양치기 소년'의 꼬리표가 이준석 대표의 '아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홍 대변인의 논평을 공유하며 "국민의당 논평인데 막말 쩌네요"라며 "이제와서 국민의당쪽 거간꾼들 색출 작업에 제가 도움 드릴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논평 속 '꿀 먹은 벙어리' 표현을 거론하며 "장애에 대한 비하가 일상화 되어있다. 사과 좋아하시는데 논평 수정하시고 사과하시길"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