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날개 달고 '다각화' 정조준…하이브 연매출 1조 시대 개막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매출 구조 다각화에 집중했기 때문" 자평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 전체 분기 매출 64%…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공연'도 안착
게임·NFT 사업 등 신사업 활발히 전개할 예정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하이브 공식 홈페이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널리 알려진 하이브가 연 매출 1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이브는 22일 오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콘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하이브는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 2577억원(K-IFRS 연결 기준, 외부 감사인 검토 전 회사의 가결산 수치)이라며 창사 이래 가장 큰 실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고,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46%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상승했으며 지난 3년 평균 성장률은 39%였다.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한 이유에 관해 하이브는 "상각비용과 더불어 지난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이브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Adjusted EBIT'과 'Adjusted EBITDA'를 각각 발표했다. 전자는 영업외손익을 포함해 수익 창출 능력과 연계된 지표로, 2021년 하이브의 Adjusted EBIT는 2065억원이었고 이익률은 16.4%였다. 비현금성 유·무형 자산으로부터 매년 발생하는 상각비를 배제한 Adjusted EBITDA는 2656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이익률을 따지면 21%다. 2021년 하이브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은 2375억원이었다.

2021년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48% 성장한 4598억원, 영업이익은 37% 성장한 739억원이었다. 4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로, 이번 연간 실적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상 최대 실적 배경…소속 가수들 할약+사업 다각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배경은 무엇일까. 하이브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사업 다각화에 집중했고, 성과를 보기 시작한 것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부문은 '아티스트 간접형 참여 사업'이다. MD(공식 판매 상품)와 라이선싱·콘텐츠 사업·영상 출판물 사업 등을 포괄한다. 4분기 실적에 반영된 아티스트 간접형 참여 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 분기 매출의 64%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하이브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각자 취향을 담아 팬들과 함께 쓰고 싶은 아이템으로 구상한 것들이 상품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하이브 머치 공식 트위터
2년여 만에 재개한 방탄소년단의 미국 LA 투어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공연을 동시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공연', 계속 확장하는 파트너십 전략도 사업 다각화의 중요한 축이다. CJ ENM과 합작한 빌리프랩, 저스틴 비버와의 합작 회사 드류 하우스의 브랜드로 대표되는 NSN 어패럴 등지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이 지난해에만 162억원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 뮤직을 포함해 자사 레이블 소속 가수들의 눈부신 활약도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언급됐다. 세계 음악 시장 1, 2위인 미국과 일본에서의 성과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우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하이브 소속 가수들은 1년 동안 발표된 52번의 주간 순위에서 총 22번 1위 주인공이 됐다.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을 연달아 히트시킨 방탄소년단이 이중 12번을 차지했고,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도 신곡으로 다수의 1위를 기록했다.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까지 더 많은 하이브 소속 가수들이 진입했다.

방탄소년단은 해외 아티스트로서는 마이클 잭슨 이후 37년 만에 일본 오리콘 연간(2021년)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에서 세븐틴은 5위였고, 해외 아티스트만으로 좁히면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2위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은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1위에 각각 올라 성장세를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를 개최한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하이브는 오리콘 연간 앨범 차트로 집계된 일본 내 톱 100 앨범 전체 판매량 중 하이브 아티스트의 판매량 비중이 약 26%이며, 기준을 한국 아티스트로 한정했을 경우 약 73%에 이른다고 전했다. 박지원 CEO는 "하이브가 현지 레이블 및 솔루션 거점을 확립하며 현지 시장을 꾸준히 두드린 결과"라고 자평했다.


웹툰·웹소설·게임·애니메이션 제작 진출 '성장 엔진' 단다


'매출 다각화'에 힘써왔다고 강조한 하이브는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간다. 이미 지난해 11월 회사 설명회에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 강화를 예고하며, 직접 기획하고 창조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바탕으로 IP 웹툰·웹소설·게임·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공개된 방탄소년단 컬래버레이션 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7FATES: CHAKHO)가 대표적이다.

하이브는 특히 3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게임 사업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음악 기반 게임에 특화된 회사 수퍼브를 인수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게임 사업 조직을 갖추고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염두에 둔 투자도 진행 중인 하이브는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자체 제작 게임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박지원 CEO는 "게임 산업은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하이브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역량과 경험을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나무와 함께할 NFT(대체 불가 토큰) 사업,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합한 '위버스 2.0' 론칭 등이 매출 다각화를 이끌 주요 신사업으로 거론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