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도발 하루 만인 22일(현지시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9분간의 연설, 차분한 어조였다.
우선 전날 사태를 '침공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국제법 위반이라고 못 박았다.
따라서 그에 대응해 독자적인 경제 제재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에 대응해 제재를 부과할 것이다. 동맹국들이 한 조치보다도 높은 조치다. 러시아가 침공으로 더 나가면 우리도 더 높은 제재로 맞설 것이다"고 말했다.
제재 내용은 러시아 최대국책은행 VEB, 방산지원특수은행 PSB와 서방간 거래 중단, 러시아 국가 채무 제재, 지도층과 가족들에 대한 제재 등이다.
앞서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EU금융시장 접근 차단, 러시아 하원의원들 전원의 자산동결과 비자 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내놨다.
독일의 경우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엔 이날 나온 제재 이전에도 이미 1700여건의 각종 제재가 부과된 상태다.
러시아가 이미 서방의 제재방어 체제를 구축한 만큼 제재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유럽 증시도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제재 온도가 미지근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까이 배치 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미국이 동유럽 지역에 F-35 전투기와 AH-64 아파치 공격 헬기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분명히 하겠다"며 이는 방어성격이지 결코 공격의사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혹시라도 러시아를 필요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들린다.
이날 담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수백만 명이 고통 받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시간이 아직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은 외교에 여전히 열려 있다. 우리는 러시아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외교가 여전히 가능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4일 예정됐던 미러 외교장관을 취소한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러시아의 침공으로 장관회담이 말이 되지 않는다(not make sense)는 이유를 제시했다.
또 다른 전쟁인 외교전에서도 양국이 밀리지 않겠다는 치열한 기싸움까지 보이면서 사태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기 힘든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