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본능' 드러낸 안철수…"정권교체 아닌 적폐교체 안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무산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지난 21일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윤 후보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그동안 TV토론 때와 달리 안 후보가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윤 후보는 적잖은 타격을 입은 상태다. 윤 후보 캠프 내부에선 단일화 협상 결렬 사태가 안 후보의 심경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단일화 협상의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는 기류가 흐른다. 이 때문에 당내 주요 인사들은 안 후보가 윤 후보를 거세게 몰아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를 향한 비판 발언을 자제했다.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 통합이 처음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도 그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며 "안 후보께서 정권교체라고 하는 대의에 동참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지금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물밑 협상 과정에서 지라시가 나돌며 양측이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경기지사니 국무총리니 하는 얘기는 이미 언론을 통해서 그런 식의 추측 보도가 다 있었던 얘기인데 갑작스럽게 또 그 얘기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 자체는 넌센스"라고 해명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회견문에서 밝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 후보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라며 "3월 9일 투표일 이전까지 우리가 안 후보와 함께 갈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를 향한 혹평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전날 TV토론에서 데이터 산업과 관련한 자신의 질문에 윤 후보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이유에 대해 안 후보는 "그 정도는 (윤 후보가) 알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냥 머리를 빌리면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과거 사고방식이다"라며 "어떤 전문가의 머리를 빌릴 건가 하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단일화 불씨 꺼질라' 저자세로 돌변한 국민의힘
전날 파상공세에 이어 이날도 안 후보가 도발성 발언을 쏟아냈음에도 윤 후보 측은 오히려 신중해진 분위기다. 여전히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 상황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4자 대결도 불사하겠다고 했던 이른바 자강파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윤 후보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토론에선 윤 후보의 큰 실수는 없었지만 경제 정책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라며 "반대로 안 후보는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토론 결과가 윤 후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주게 되면 안 후보와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