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구제 방안과 부동산 문제, 조세 정책 등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역시나 각 후보자 간 비리·비위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공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경제 토론에 등장한 '이재명 게이트'…녹취록 있나
◇이재명>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가 있다고요?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시겠습니까?"
◆윤석열> "저도 들었다니까요. 언론에 나와서 봤으니까요."
토론 주제와는 완전히 벗어난 얘기지만, 이번에도 등장했습니다. 하도 많이 나와서 '또장동'('또 대장동'의 준말 신조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확인해봤습니다.
<정영학-김만배 2020년 10월 26일 녹취록 일부>
정영학: 현찰을 너무 많이 쓰지 마시고.
김만배: 응. 오리역이나 신경 쓰자고. 형이 오리역을 해볼게. 그러면(…)
정영학: 예.
김만배: (…) 했으니까 망정이지.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
정영학: 예…
월간조선이 공개한 '정역학-김만배 녹취록' 중 일부입니다.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 자체는 나옵니다. 하지만 발언의 전후가 생략돼 있어 어떤 취지의 말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월간조선도 보도에서 "대화의 앞뒤를 보면 '이재명 게이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왜 우리만 확장재정 해야만 하나?"
◇안철수> "다른 나라들은 지금 긴축재정에 돌입했습니다. 평균 15% 재정을 낮추는 긴축재정에 돌입을 했는데, 왜 우리 나라만 이렇게 확장재정을 해야만 되는지"
'코로나 시대의 경제대책' 토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적한 부분입니다. 다른 후보들이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지난해 발간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국(▽17.07%)·영국(▽6.27%)·독일(▽19.11%)·프랑스(▽8.12%)·캐나다(▽17.07%)·호주(▽10.91%) 등 6개국의 예산지출 감소폭은 평균 전년 대비 13.09%였습니다.
주요국들이 안 후보의 말처럼 딱 15%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수치의 재정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
◇이재명>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우리 경제력 수준이 높은데…"
국채 발행과 관련한 이 후보의 주장입니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원화가 미국 달러처럼 기축통화가 된다는 얘기가 조금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는데, 이 후보도 나름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은 지난 13일 '전경련,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근거 제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발표했습니다.
SDR 통화바스켓 편입은 해당 통화가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통화라는 것을 인정 받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경련은 원화의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이 곧 '기축통화 편입'으로 보는 것이고, 이 주장과 근거를 이재명 후보가 인용한 겁니다.
전경련이 제시한 원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가능성 근거로는 △한국경제위상: 한국 GDP 10위·시가총액 9위 △IMF 목적 부합: 자유무역 바탕 최빈국서 경제대국 우뚝 △수출규모 조건 부합: 글로벌 수출 5위, SDR 편입국 제외시 1위 △자유로운 통화사용 조건 부합: 외환시장 원화거래 비중 지속 증가 △정부의 원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 통화스와프 확대 등 입니다.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지원책?…승수효과 있다, 없다?
◇안철수> "(지역화폐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지 않았습니까?
◆이재명> "반대입니다. (…)현금을 주면 끝이지만 매출을 늘리게 되면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잖아요. 그걸 승수효과라고 합니다."
◇안철수> "승수효과가 굉장히 낮다는 것도 리포트에 나와 있지 않습니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소상공인 지원이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5900억원을 책정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5900억원은 소상공인 직접 지원 예산은 아니고, 지역화폐 예산입니다. 이 후보는 이 돈이 어차피 소상공인들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나온 개념이 '승수효과'. 이는 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의 변화를 유발해 파급적 효과를 낳고, 종국에는 몇 배의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는 총효과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경제 요인이 여러 변화를 부르면서 파급력이 커진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습니다.
지역화폐의 승수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습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2019년 '지역사랑상품권 전국발행의 경제적 효과'라는 브리핑을 통해 "승수효과는 생산유발액 기준으로 1.78배, 부가가치유발액 기준으로는 0.76배"라며 "상품권 발행규모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지역의 생산과 부가가치 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조세연구원은 2020년 9월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브리핑에서 "(지역화폐는) 일종의 보호무역조치처럼 인접 지역의 경제적 피해를 대가로 하므로 오히려 사회의 전체 후생을 감소할 수 있다"며 "결국 모든 지역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전체 지역의 사회후생이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않을 때보다 줄게 되고, 그 피해는 경제규모가 작은 지자체에 집중될 수 있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