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각 분야에 대한 정책 공방은 물론, 최근 상대방 공격에 활용해 온 네거티브 자료까지 꺼내들며 사실상 욕설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화천대유' 손팻말에 "이재명 게이트"로 맞불…감정싸움 벌인 양강
대선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합의 처리된 코로나19 피해지원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시작부터 맞붙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재산권 보상을 거론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선거를 앞두고 손실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선거 이후에 코로나19 대응이 확 바뀐다고 선언했다"며 "그동안 방관하다가 여당 후보로서 집권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데 그렇다면 민주당이 책임져야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마스크를 잘 안 쓰시죠? 부인도 잘 안 쓰시고. 규칙도 안 지키신다"며 "신천지로 대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갈 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압수수색 안 하지 않았나. 국가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분이 방역 성과를 지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윤 후보의 평소 태도를 문제 삼으며 반격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와 관련해서는 이 후보가 "불필요한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경제적 혼란이 다시 올 것"이라며 "선제타격을 한다고 하니까 한반도의 리스크가 올라가 미국이 전쟁 위협을 걱정하고 있다"고 사드와 선제타격론 모두를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하면서 하신 부정부패에 대해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그것이 경제발전의 기초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며 사드 질문에 전혀 관계없는 대장동 게이트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딴 얘기를 하지 마시고 답을 해달라"는 자신의 요청에 윤 후보가 "엉뚱한 답을 하고 내빼는 데는 우리 이 후보님이 선수 아니냐"고 답하자, "뭔 얘기를 제가 안 했다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냐. 거짓말 아니냐"고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주도권 토론에 들어서도 설전은 계속됐다.
윤 후보는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공금횡령 의혹에 대해 말씀을 왜 안 하시냐"며 "공무원들 마음이 다 떠나가고 있는데, 다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지는 것이 민주주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일할 의욕을 북돋아주는 것이 경제발전의 기본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준비했는데, 안 보여 드리려다가 꼭 보여드려야겠다"며 손팻말을 꺼내들었다. '화천대유 관계자 녹취록'이라는 제목의 팻말에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윤석열은 내가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이야", "윤석열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라고 해" 등 김만배씨의 발언이 담겼다.
윤 후보는 "화천대유 어쩌고 하면서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10년 동안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느냐"며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을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씨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것이 어떠냐"고 반격했다.
존재감 나타낸 3·4위 주자들…안철수 '절레절레', 심상정 "종부세에 집 무너졌나"
안 후보의 공격은 주로 윤 후보를 향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이것은 전세계적 추세인데, 우리 정부는 확장 재정을 한다고 예산을 늘리고 추경을 실시한다"며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돼 더 많은 금리를 올려야 하고, 수많은 형편 어려운 사람들이 돈을 못 갚는 상황에 몰리는데, 왜 우리나라에만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 같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가 "코로나 손실보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금리인상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지원 때문에 많이 풀려있으니 미국도 긴축하고, 우리나라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어느 당국이라 해도 일반적인 해답은 없다. 시장과 가계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미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말씀이 돌아가고, 갈피를 못 잡는 것 같다. 아마 깊이 고민을 안 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 특별회계에 대한 주장을 펼쳤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디지털 데이터 경제' 공약에 대해서도 거센 압박에 나섰다.
그는 "디지털 데이터 경제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자신의 질문에 윤 후보가 "5G라거나,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답하자 "말씀하신 부분은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데이터 개방에 대한 질문에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한 데 대해서는 "국가 데이터 공개는 데이터산업, 인공지능의 근본인데, 정부에서 이런 것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으니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고 반박함은 물론, 윤 후보의 발언 도중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제스처까지 보였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 소속인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주식양도세 폐지를 왜 주장하는지 물었다.
윤 후보가 "우리 주식시장도 굉장히 어려운 데 양도세를 만들면 연말이 돼서 전부 이탈 현상이 생겨 주식시장이 왜곡된다"며 "우리 증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서 미국처럼 주식양도세로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워낙 증시가 어려워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주식양도세 도입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변칙 상속에서 비롯됐다. 이재용 일가가 상속세 12조원을 5년간 내야 하는데 올해도 2조원을 매각하겠다고 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아실 윤 후보께서 이 때에 (주식양도세를) 폐지하자고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삼성 이재용 일가에 대한 감세법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공시가격 15억, 시가 30억 원 정도 되는 집에 사시는데 종부세를 얼마나 내시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몇 백 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92만원 내신다. 그게 폭탄인가. 폭탄 맞아서 집이 무너졌는가"라며 "조세는 시민의 의무다. 마치 국가가 약탈하는 것처럼 세금 내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강도짓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대통령 후보로 옳은 일이냐"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윤 후보는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돼 집값이 치솟았고, 집 한 칸 갖고, 별로 수입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서는 경제정책의 방향이 지나치게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른바 'MB(이명박) 아바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가 MB의 '747'(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이후 15년 만에 외향적 성장목표를 제시해서 의외였다"며 "수출 1조 달러가 되려면 매년 2%씩 성장해야 하고, 국민소득이 5만달러가 되려면 7.4%의 성장을 해야 한다. MB 때보다 더 허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내세운 '1555'(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달러, 경제 5대강국, 코스피 5000시대)를 공격한 것이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재벌 총수들과 만나 '파이를 키워 해결하는 방법'을 말한 데 대해 "대한민국을 가장 불평등한 국가로 만든 전형적인 낙수 경제론이 아니냐"고 지적한 후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시는데 이렇게 성장만 외치는 것은 'MB 아바타'"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심 후보께서 제가 갖고 있는 계획이나 정책을 좀 자세히 안 보신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