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장관은 특히 "동족을 말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김일성 주석의 30년 전 발언을 인용한 뒤 "세월이 흘렀고 상황도 많이 달라졌지만 엄숙히 그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북에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통일연구원·국립외교원·국가안보전략연구원등이 공동 주최한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에서 "이는(미사일 발사와 모라토리엄 파기 상황은) 한반도 평화를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국제사회와 우리의 노력에도 중대한 도전"이라며 "선을 넘어 신뢰가 훼손되면, 이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지난 19일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번영,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북측이 오랜 숙고를 끝내고 조속히 대화와 협력에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지난 1992년 2월 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발효에 대해 만족을 표시한 뒤 언급한 발언을 인용했다.
김일성 주석이 당시 "우리에게 핵무기가 없다는 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의 큰 나라들과 핵 대결을 할 생각이 없으며 더욱이 동족을 말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저는 지금도 이 언급은 우리 민족 앞에 김일성 주석이 한 약속임을 확인하고 엄숙히 그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북에게 촉구하고 싶다"며,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대로, 다시 우리가 그 합의서의 정신을 존중할 수 만 있다면, 지금 우리가 다시 만나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가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 7차례 몰아치기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과 ICBM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북한은 최근 중국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는 대외 메시지의 발신 없이 김정일 생일 80주년 중앙보고대회 등 내부 행사에 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만큼 북한은 오는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을 계기로 추가로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