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양해 구한 文대통령 "고심 끝 결정, 언제든 유연하게 조정"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에 대해 각계의 비판이 일자 결정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적절한 거리두기의 선이 어디인지는 각계의 입장이 다르지만,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양해를 구한 것이다. 다만, 상황 변화 추이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혀 추가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언제든지 유연하게 대응"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가 최근 거리두기를 조정한 것은 확진자 급증 속에서도 위중증과 치명률, 의료 대응 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 자체를 비판하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더 많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양측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의 고충을 내비쳤다.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을 기존 밤 9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연장하고 인원은 그대로 6인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커피숍에 영업시간이 붙어있는 모습. 이한형 기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거리두기의 선이 어디인지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사람마다, 입장마다 판단이 다르다. 방역 전문가는 오미크론의 정점에 이르지 않는 것을 우려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의 찔끔 연장에 불만이 크다"고 현 상황을 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앞으로 위중증 관리와 의료대응 여력을 중심에 두고 상황 변화의 추이에 따라 언제든지 유연하게 거리두기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혀 조정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차 접종자들에 한해 밤 12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주목된다.


"10만 명 예상범위 내, 전반적으로 안정 찾아가고 있어 다행"

지난 19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문 대통령은 현재의 상황을 다소 낙관적으로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고 있지만, 당초 예상 범위 내에 있으며 걱정했던 것에 비해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위중증환자 수는 아직까지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절반 이하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치명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병상 가동률도 안정된 수준이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방역과 의료 대응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초기의 혼선을 극복하고 최근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매우 다행"이라며 "무엇보다 개편된 검사와 치료 체계가 빠르게 안착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진단키트 수급 불안은 조기에 진정되고 있다"며 "오늘부터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시설에 무상으로 배포되며, 개학과 함께 초중고 학생들에게도 무상 공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개학을 앞두고 소아 청소년들의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걱정이 크다"며 "교육 당국과 방역 당국이 일선 교육 현장의 고충을 살피며 학교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신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부작용을 걱정하는 미접종자들께서는 '노바백스' 접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함께 오미크론을 겪고 있고, 우리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 대응해왔다"며 "이제 오미크론 유행도 정점을 지날 날이 머지않았다. 국민들께서 정부를 믿고 자신감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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