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코로나가 드라마라면… 엔딩까지 딱 두 화 남았다"

코로나, 정점 직전의 가장 힘든 시기
3월 중순이 정점, 이번주 확산 빠를듯
오미크론, 미접종자에겐 위험할 수도
고위험군 아이들에겐 백신접종 필요
코로나 끝나도 다음 팬데믹 찾아올 것
미리 방역정책 신뢰 회복하는 게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주말 사이에 빌 게이츠의 발언이 하나 화제가 됐었습니다. 빌 게이츠가 뭐라 그랬냐면 "이번 이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이 올 수 있다." 이런 경고를 한 겁니다. '아니, 뜬금없이 웬 IT 전문가 빌 게이츠?' 이러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빌 게이츠가 이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예전부터 굉장히 많아서 재단도 만들어서 뭐 백신 개발 지원도 팍팍 했던 사람이고 코로나 국면에서도 그가 했던 전망들이 상당히 맞았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가천대 정재훈 교수와 함께 자세한 얘기 더 나눠보죠. 정재훈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정재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빌 게이츠가 했던 코로나 전망들이 진짜 꽤 좀 맞았었어요?
 
◆ 정재훈> 네, 빌 게이츠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보건의료에 대해서 자선 사업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빌 게이츠가 그런 자선 사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접하는 측면도 있고 그리고 연구자들에게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감염병에 있어서는 가장 최신의 정보를 종합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죠.
 
◇ 김현정> 그가 얘기했던 것들 중에 맞았던 거 뭐 기억나세요?
 

◆ 정재훈> 예를 들어서 이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이 가장 마지막 유행이 될 수 있다.' 이런 예상들도 있었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하는 것이 풍토병화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 김현정> 계절 독감처럼 그것도 되게 빨리 얘기했었던.
 
◆ 정재훈> 그런데 이제 그런 상식들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투자를 많이 하고 어느 정도 권위가 있는 사람들에서 입장이 나간다는 것은 그래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 빌 게이츠가 주말 사이 인터뷰에서 "코로나는 끝나도 그다음에 또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대규모 집단 감염이 또 올 거다."라고 경고를 하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덜컥 겁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교수님도 동의하세요?
 
◆ 정재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고요. 다음 팬데믹은 반드시 올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더 중요한 것이 이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인류가 발전한 여러 가지 기술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에 대응하면서 잃은 것들도 있거든요. 저는 그런 것이 우리나라에서의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 그 다음에 이제 과학에 대해서 반지성주의적인 입장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음 팬데믹이 도달할 때까지 그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고 보면 유행의 강도와 유행의 기간만 달랐을 뿐이지 사스 있었죠. 여러분 신종플루 있었죠. 메르스 있었죠. 이번 코로나19 있었죠. 계속 왔어요. 뭔가가 왔어요.
 
◆ 정재훈> 그리고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규모가 더 커진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저는 세계화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발생을 하면 전 세계로 퍼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번에 코로나19를 보면 2개월에서 3개월 정도밖에 안 걸렸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정재훈>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화라고 하는 것이 팬데믹에 있어서는 더 가혹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럼 다음에 뭔가가 올 거는 당연하다고 지금 그러셨어요.
 
◆ 정재훈> 언제 오냐의 문제이고 그때까지 우리가 어느 정도의 사회적인 신뢰를 갖출 수 있느냐 그리고 기술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냐의 차이이겠지만 오기는 분명히 올 겁니다.
 
◇ 김현정> 그 언젠가까지를 대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뭡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
 
◆ 정재훈> 이번에 코로나19를 통해서 빠른 시기에 백신을 개발해서 배포할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하지만 이번에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백신 접종 후에 이상 반응에 대한 논란이라든지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 같은 것들이 무너진 면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다음 팬데믹까지 우리가 근거를 쌓아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경을 봉쇄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가. 그 다음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느 정도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 사회 전체의 피해를 줄이는 길인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다음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죠.
 

◇ 김현정> 이번에 경험했던 걸 그냥 끝나고 나서 버리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아, 이때는 이게 잘못됐어. 이건 잘했어. 이건 이렇게 할 걸.' 이런 뭔가 전체적인 뭐라고 그럴까요. 복기를 해봐야 된단 말씀이네요.
 
◆ 정재훈> 당연합니다. 그래야지 그다음에 실수를 더 줄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일단 다음에 오는 건 오는 거고 지금 있는 코로나라도 빨리 좀 종식됐으면 좋겠는데. 큰 산이라고 한번 가정해 볼게요. 큰 산이라고 가정을 해보면 지금 우리가 어디쯤에 온 겁니까?
 
◆ 정재훈> 저는 정상 보이기 직전에 작은 휴게소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 휴게소를 지나서 막 숨이 다시 차오르는 시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인데요. 저는 16부작 미니 시리즈에 비유를 많이 하거든요. 지금은 14화 정도 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잠깐 제가 잠깐만요. 16회까지 있는데 지금 14회 했어요?
 
◆ 정재훈> 네 14회 정도 했는데 보시면 14회 정도의 가장 갈등이 고조가 되고 가장 어려운 시기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정재훈> 그리고 15화는 갈등이 해결이 되고 16화는 에필로그처럼 나오는 그런 상황인데. 저는 지금 14화 정도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저 그거 들으니까 일단 굉장히 좋아요. 우리 14화까지는 끝냈군요. 다만 15화 16화가 이제 마지막 완전 하이라이트.
 
◆ 정재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걸 지금 앞두고 있다.
 
이한형 기자

◆ 정재훈> 지금 유행 상황에 대해서 이제 많은 분들이 정점이 언제일지 규모가 언제일지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저는 지금 이번 주가 유행 속도가 가장 빠른 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이번 주요?
 
◆ 정재훈> 네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는 점점 속도가 줄어들어서 한 2주에서 3주 정도면 국민들이 체감한 시기에는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정점은 2~3주 후지만 이 불어가는 속도는 이번 주가 제일 빠르다.
 
◆ 정재훈> 네 이번 주까지가 가장 빠른 주가 될 것이고요. 다음 주부터는 속도가 감소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 전문가들이 말하는 유행 정점은 3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점이라고 하는 것이 도달하는 순간은 산봉우리의 정상처럼 기울기가 매우 완만해지는 부분이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3월 첫째 주 정도가 되면 국민들이 느끼시기에는 이제 거의 증가세가 멈췄다라고 느끼실 수 있는 그런 지점이 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그 정점에 이를 때쯤에 하루 확진자 수는 얼마를 예상하고 계세요?
 
◆ 정재훈> 이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은 PCR 진단 검사 체계가 유지가 되고 있다는 가정에서의 확진자 숫자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속 항원 검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진단되는 확률이 조금 떨어지거든요. 그거를 감안하셔서 들으셔야 되지만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23만에서 24만 정도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23~24만. 어떤 분은 30만 얘기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데. 정 교수님 팀의 모델링은 23, 24만.
 
◆ 정재훈> 그런데 이제 전문가들의 예측이 정확하게 몇 명이냐라고 하면 신뢰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한 2배 정도는 될 것이다라는 예상은 할 수 있습니다만,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게 신속 항원 검사를 쓰게 되고 그리고 유행 정점에 도달하면 도달할수록 진단 검사 체계의 과부화가 걸리면서 진단률도 떨어질 것이거든요. 그 체감하는 것은 한 2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서 제 얘기 잠깐 하자면 제가 이제 PCR 검사를 월요일에 하고 화요일에 문자 통보가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자가 진단 키트 집에 있는 거를 했는데. 두 개 다 음성 한 줄 나왔어요, 깊이 코를 쓰셨는데도. 그 순간 문자 통보가 PCR 통보가 오는데 양성이라고 오는 걸 보면서 야 이거 자가 진단 키트가 못 걸러내는 게 있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어요.
 
◆ 정재훈> 자가 진단 키트 같은 경우에는 특히 무증상이나 경증일 경우에는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옵니다.
 
◇ 김현정> 제가 완전 무증상이었거든요.
 
◆ 정재훈> 그래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성능이 나오는데요. 증상이 없을 상태에서는 거의 성능에 대해서 보장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만큼 바이러스 검출량이 적기 때문에 그런 거죠. 무증상자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 정재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머릿속에 PCR로 막 강제 증폭을 시켜야지만 이게 걸러내는 정도.
 
◆ 정재훈> 그렇기 때문에 PCR 진단 검사를 쓰게 될 경우에는 확진자가 더 크게 나올 수 있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신속항원 검사 체계로 바꾸게 되면 확진자가 적어 보이는 현상이 나오는 것이죠.
 
◇ 김현정> 오미크론 초기에 왜 그런 말이 있었잖아요. '오미크론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 즉 치명률은 낮고 전파력은 높은. 그래서 오미크론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되면 차라리 코로나 지옥에서 우리가 빨리 탈출할 수 있는 그런 선물 지금 그 방향으로 가는 건 맞습니까?
 
◆ 정재훈> 저는 항상 낙관과 비관 사이에 현실이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선물도 아니고 악몽도 아닌 그냥 현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같은 경우에는 전파 능력이 매우 높아져 있지만 그래도 치명률이 계절 독감의 두 배 정도는 되는 것 같거든요. 이때까지 인류는 한 번도 이런 바이러스를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거기에 따라서 지난주부터는 중증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거든요. 지금의 상황이라고 하는 것이 정부나 많은 전문가들이 '계절 독감처럼 다룬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드리는데 이게 위험도가 계절 독감만큼 이어서가 아니라 이 수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의료 역량이나 대응 역량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계절 독감처럼 다룰 수 밖에 없는 그런 불가피한 상황인 거죠.
 
◇ 김현정> 불가피해서 그런 거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기 같은 혹은 무증상일 수 있지만 결국 우리 주변에 있는 지병이 있으신 분들 노약자를 우리가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조심하고 그래야죠.
 
◆ 정재훈> 조금 더 부연을 드리면 접종하신 분들에게는 정말 감기 같거나 아니면 감기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접종하신 분들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델타 변이 대비 중증화율의 감소 폭이 그렇게까지는 크지 않다라는 데이터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접종을 하시는 것이 아직까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 김현정> 저는 3차까지 맞고 한 육십일쯤 된 상황이거든요. 자, 이제 신학기가 곧 시작이 되는데 초등학교 이하 아이들은 백신 안 맞았거든요. 그 아이들은 뭐 지금 맞힐 수 없는 상황이니까 지금 확진자 중 24%가 10대입니다. 물론 10대 중에서도 중고등학생은 지금 맞으려면 맞을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어떤 조치가 필요할 거라고 보세요?
 

◆ 정재훈> 일단 이제 정상 등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기도 하고 그다음에 12세 미만 아이들에 대해서 백신 접종을 어떻게 해줄까에 대한 문제이기도 한데요. 저는 그래도 12세 미만 아이들에 대해서 접종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정부나 당국에서 조금 늦은 측면이 있고요. 지금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3월 중순 이후에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유행 정점이 지나고 난 다음이거든요. 저는 이제 12세 미만의 아이들에 대해서 전체 인구에 대해서 접종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조금 신중한 편입니다만, 그 아이들 중에서도 당뇨병이 있다거나 아니면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어서 매우 위험한 아이들이 있거든요. 최소한 그 아이들에 대해서는 접종의 길을 열어줬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그 다음에 학교에 대해서도 지금 우리가 유행을 미룬다라고 해서 이 유행이 언젠가까지 항상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지역사회에서 감염되게 만들 것이냐 아니면 개학을 해서 학교라는 제도권 안에서 어느 정도 관리되는 상태에서 감염되게 만들 것이냐 그런 차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유행 상황이라는 것이 피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에 있어서 최대한 고위험군의 아이들은 진단을 빠르게 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 김현정> 개학은 하는 대로 하는 게 낫다고 보시는 거군요.
 
◆ 정재훈> 그리고 아이들의 교육권에 대해서는 좀 저는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상황들 좀 전해 듣도록 하죠. 가천대학교 정재훈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재훈> 감사합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