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는 등 지방선거도 본격 일정에 들어갔다.
아직 20여일 앞둔 대선 그늘에 가려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인천시장 유력주자들은 최근 잇따라 책을 통해 저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알리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가 유력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남춘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안상수 전 시장 등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최근 자신의 인천시장을 지낸 시절의 성과와 인천의 미래상을 책으로 엮어 홍보하고 있다.
박남춘 '1200 1800' SNS 연재 시작…"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다짐"
출판 대열에 가장 먼저 뛰어든 주자는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남춘 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말 '1200 1800'이란 제목을 책을 펴냈다. 그가 시장으로 지낸 1200여일 동안 남긴 1800개의 글을 모았다는 의미로 이달 초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연재를 시작했다.
박 시장은 "출판기념회는 방역 관리의 최전선을 맡은 수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것 같아 틈틈이 연재를 올리기로 했다"고 연재 이유를 밝혔다. 그는 책을 통해 임기 중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소회와 혁신,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2025년 종료 추진 의지 등을 담았다.
박 시장은 이 책에서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다시 가늠해보는 것,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기 위해 써내려간 글"이라며 재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은 인천에서 그동안 준비했던 일들이 서서히 시작되는 중요한 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잘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정복 'www.유정복.com'…"영종·강화 묶어 '뉴홍콩시티' 조성"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과 맞붙었던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전 시장도 지난 11일 'www.유정복.com'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유 전 시장은 이 책에서 민선6기 성과와 자신의 공약을 정리했다.
그는 인천의 비전으로는 '시민행복 초일류도시'를 내세웠다. 유 전 시장은 책에서 영종도와 강화도를 묶어 인천을 홍콩을 대신할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도시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국가보안법 강화 등으로 홍콩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인천에 정착할 수 있도록 가칭 '뉴홍콩시티' 건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엔본부 인천 유치, 한중 해저터널 구축, 인천·부천·시흥·김포를 아우르는 메가폴리스 단계적 조성 등을 주장했다. 유 전 시장은 또 "이 책은 유정복이 꿈꾸는 국가와 인천시의 미래를 시민께 알리는 보고서"라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상수 '더 나은 인천'…"원도심 활성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상수 전 시장도 최근 '더 나은 인천'을 내고 지난 14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2002~2010년 민선3·4기 시장을 지낸 안 전 시장도 책을 통해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와 청라, 인천대교 건설 등 시장 재임 시절 업적과 인천의 미래상을 드러냈다.
안 전 시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인천시장 당시 송도·청라·영종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최고의 도시로 개발했는데, 최종 목표는 개발 수익으로 원도심에 투자하는 것"이었다며 "월미은하레일, 아시아드주경기장 등 원도심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지만 임기가 끝나면서 마무리 짓지 못했다. 평생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도심 활성화 대책으로 인천대로 주변 원도심을 IT분야 메카로 재생하고, 인천대 이전부지와 동인천 북광장 역세권 개발, 만석·화수부두 친수공간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일단 대선 먼저" 분위기에 선거운동은 '정중동'
한편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인천시장·구청장·광역의원·기초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고 있지만 섣불리 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날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구청장 예비후보 1명, 기초의원 예비후보 4명 등 5명에 불과하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2명, 정의당 2명, 신한반도평화체제당 1명이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예비후보 등록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지방선거 2달여 전에 대선이 먼저 치러지기 때문이다. 현재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선거 양상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혼전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정당에서 "대선을 이겨야 지방선거 승기도 가져온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각 정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현역 시·구의원 등이 거의 대부분 참여했고, 이들은 일찍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당분간 미루겠다는 의지를 전했다고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아예 중앙당 차원에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공모를 대선 이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