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롱 코비드 환자들은 주로 미열, 시력 저하, 후각 상실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주변의 눈총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강모(36)씨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를 앓은 뒤부터 미열과 어지러움, 두근거림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강씨는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집에만 있어도 상체는 열이 나는데 하체는 오히려 차가워지는 증상이 있다"며 "실제 체온을 재보면 37.4도는 기본이고, 37.9도까지 나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두근거림이 지속돼 병원에 가니 기립성빈맥증후군이라는 의사 판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누웠다가 일어났을 때 심박동이 분당 30회 이상 증가하는 증상을 말한다.
김씨는 "코로나19에 걸린 뒤부터 체온이 37.8도가 기본이고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안 떨어진다. 그냥 늘 열나는 상태로 있다고 보면 된다"며 "원래 시력도 1.5로 좋았는데 0점대로 확 내려간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코로나19 이전에는 이런 의료 기록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머리 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증상이 이어지는 '브레인 포그' 현상을 겪는 경우도 있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50대 함모씨는 "시력이 떨어진 영향인지 TV든 핸드폰이든 좀 보다보면 속이 울렁거리면서 멀미가 온다"며 "전보다 멍때리는 시간도 더 늘었다"고 말했다.
함씨는 "(코로나19 확진) 전에는 외부에서 운동을 하는 등 활발한 성격이었는데 시력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저하되니 위축됐는지 밖을 잘 나가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롱 코비드 환자들은 외부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부 지인들이 "정신력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 같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지금은 후유증으로 휴식중인 손모(27)씨는 "코로나 이후 병원에 가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동성빈맥'(심장이 1분 동안 100회 이상으로 잦게 뛰는 것) 판정을 받았다"며 "주변에서는 공황장애 같은 것 아니냐며 몰고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 정신과에 가서 관련 약도 복용했는데도 증상은 똑같이 지속됐다"며 "100일이 다 돼서도 지속되는 것을 보면 심리적 요인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울증 등을 호소해 정신과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는 입장이다. 가천대의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 합병증에 대한 연구는 진행중이다. 급성심장질환의 위험, 장기적인 호흡기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점은 보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재훈 교수는 미열, 시각 저하 등의 후유증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것인지 인과성 확인이 좀 어렵다"며 "이는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인지, 심리적인 영향인지 연구가 진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