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두고 18일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사실상 직권상정을 요청하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야당이 추경 처리에 협조를 하고 있지 않다"며 "조속한 처리를 위해 의장님께서 노력해주시고 야당이 끝내 거부할 때는 어떠한 결단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직권상정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직권상정을 요청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니다"라며 "만약 불발되면 의장께서 심각한 결정을 해주셔야 한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미크론 확진자가 11만명 가까이 늘어나는 상황이고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하루하루 더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비상상황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의장께서 깊이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박 의장은 21일 오전 10시에 여야 대표 회동이 예정돼 있으니 그때 추경안 처리 협조를 설득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윤 원내대표는 '21일 여야 협의가 제대로 안 되면 그날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추경안 처리를 두고 강하게 맞붙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국민고통 외면하는 국민의힘 규탄한다' 등 내용의 피켓을 들고 나타났고, 국민의힘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예결위 간사인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정부도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지만, 우리 국회만 절박함을 모르는 것 같다"며 "야당은 더 이상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오늘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야당 간사 류성걸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14조원은 어렵고 힘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며 "충분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비방도 오고갔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느닷없이 피켓을 들고 나와 이렇게 날치기를 해서 71년만에 추경을 해야될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을 해줘야 협의에 들어가겠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당 허영 의원은 "심히 유감이다. 우리가 날치기를 했나"라며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게 무엇 때문인가"라고 맞받았다. 날치기 발언에 대한 사과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