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인 지난해 2월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해외 유입자를 포함해 621명이었다. 그보다 1년전인 2020년 2월 17일 신규 확진자는 1명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3년차를 맞은 올해 2월 17일 하루 신규 확진자는 무려 9만 3135명. 1년전보다는 150배나 증가했고 코로나 사태 초기인 재작년보다는 무려 10만배 가까이 뛰었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했는데도 정부는 방역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KBS에 출연해 '자영업자들에게 고통을 강요한만큼 그분들의 절규에 답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시사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KBS에 나와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잠정 중단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확진자 폭증 속에서도 방역 지침을 완화하려는 것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은 특히 영업시간 제한과 방역 패스 적용에 강한 불만을 가져왔다. 지난 15일 김 총리를 비공개 면담한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함께 이에 대한 '합당한' 손실보상을 요구해왔다.
코로나19 주요 피해업종인 음식점과 유흥업종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영업시간 제한을 풀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는 '24시간 영업'을 강행하겠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장기간 지속되는 소상공인들의 피해와 상대적으로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 등을 고려해 18일 일부 방역 조치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밤 9시까지인 영업시간을 밤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적 모임 인원도 현행 6명에서 8명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바이러스 폭증세를 감안해 인원은 풀지 않는 쪽으로 막판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완화 조치가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업시간을 적어도 밤 12시까지는 보장해줘야 한다는 자영업자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섣부른 방역 조치 완화가 확진자 폭증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유행이 진행되고 있는데 방역을 완화한 국가는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감염자는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백신 접종자는 많아 방역을 완화하면 확진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확진자가 늘면 사망자도 늘 수 밖에 없다"며 "확진자가 30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망되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의 의료체계 등이) 감당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 예측을 연구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심은하 숭실대 교수도 17일 CBS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3월 중순쯤에는 하루 확진자가 27만명에 이를 수 있다"며 "지금은 가장 위험한 시기로, 완화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