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을 위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얼마나 될까?
2022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답은 '0'이다. 배출량과 상쇄량을 합치면 사실상 탄소중립 상태라는 것이다.
조직위가 지난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전 과정에서 배출될 것으로 보이는 이산화탄소량은 130만6천톤으로 추정된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1년간 배출되는 탄소량, 혹은 부산 전역의 한 달치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미 더 많은 상쇄배출권(offset credit)을 확보해 탄소중립을 이뤄냈다는 게 조직위의 입장이다. 상쇄배출권의 상당 부분은 중국 정부가 베이징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2015년 전후부터 시작한 중국 전 지역 나무심기가 차지한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장자커우에는 각각 4만7333헥타르, 3만3천헥타르의 산림·녹지가 조성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림픽과 같은 이례적이고 대규모로 진행되는 행사에 대해 아직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경기장 건설부터 주변 인프라 확보와 교통량 변화 등 주요 배출원 외에도 그에 관한 자재 생산과 수송, 올림픽 직·간접 관계자들의 이동과 숙박 등이 모두 배출량에 기록돼야 하지만 국제표준을 완벽히 준수하는지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학분야 학술지인 네이처의 온라인 저널에는 지난 2일 베이징올림픽이 어떻게 탄소중립일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실렸다. 기사는 전직 축구선수 출신인 줄스 보이코프 미국 퍼시픽대 정치학과 교수 등 올림픽 전문가들의 비판을 인용하며 "베이징 전력의 대부분이 아직 석탄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의 배후에도 석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상쇄배출의 일환으로 경기장 전력공급 등에 재생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산술적으로 배출량을 낮추기 위한 '회계작업'에 불과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도 전날(17일) 베이징올림픽의 탄소중립에 관한 보도에서 "나무심기는 일시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뿐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탄소배출의 영향을 상쇄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권이거나 눈이 수센티미터 이상 쌓이는 도시가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 동계올림픽은 억지스러운 행사가 되고 있는 셈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도 '탄소중립' 올림픽을 표방했지만, 스키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가리왕산을 깎아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