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유승민과 만난 윤석열…사실상 원팀 마무리
윤 후보는 17일 오후 여의도 소재 카페 '하우스'에서 유 전 의원과 회동했다. 유 전 의원과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 조건, 직책도 없이 (윤 후보를) 열심히 돕겠다"며 "다시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 큰 전략과 중요한 정책들을 꼭 좀 채택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저로선 유 선배의 격려에 천군만마를 얻은 거 같다"고 화답했다. 유 전 의원은 회동이 끝난 후 이날 오후 예정된 윤 후보의 종로 유세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당내에선 경선 도중 날을 세웠던 유 전 의원과 만남이 성사되면서 사실상 원팀 구성을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원 본부장은 경선 직후 일찌감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으로 합류했고, 2030플랫폼 '청년의꿈'을 이끌며 윤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던 홍 의원도 지난달 29일 선대본부 상임고문 직을 맡기로 하고 선거 유세를 돕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 유 전 의원 등 거물급 당내 인사들과 신경전을 벌였던 윤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원팀'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캠프 내부에선 안도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홍 의원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의 사기 의혹 등을 지적했고, 유 전 의원은 경선 토론 과정에서 역술인 '천공 스승' 등을 거론하며 윤 후보 관련 무속 논란에 불을 붙였다.
자신을 향한 경쟁자들의 공격에 윤 후보가 강력 반발하면서 경선 후보들 간 감정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가 지난해 10월 제주도당 행사에서 자신을 향한 검증 공세에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하자, 홍 의원은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맞받았고 유 전 의원은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밑에 있는 것 같나"라고 윤 후보를 맹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봉합에 성공한 데 대해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 양상이라 내부 단합이 중요한 시기"라며 "캠프 입장에선 호재"라고 말했다.
화학적 결합 과제 남아…박근혜‧안철수 변수도
표면적으론 당내 주요 인사들이 윤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는 기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윤 후보 측 인사들이 '원팀' 구성을 위해 설득에 공을 들이기보단 '나를 따르라'는 식의 강압적 행태를 보이면서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 측은 경선 승리 후 점령군처럼 행동하면서 상대 캠프 인사들을 배척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홍 의원도 막판 합류하긴 했지만 공천 청탁이니 뭐니 하면서 위신을 떨어뜨려 놓지 않았냐"고 말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도 "윤 후보 측 인사들이 경선 때부터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해서 여전히 적극적으로 선거를 돕는 움직임이 많진 않다"고 했다.윤 후보는 '원팀' 구성이라는 산을 넘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등 막판 변수도 남아 있다. 지난달 사면 복권된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대구 달성군 소재 사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퇴원 후 사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한 윤 후보를 향해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TK(대구‧경북) 민심이 요동칠 수 있어 윤 후보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별개로 윤 후보는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통한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막판 담판을 노리는 분위기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양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서 예측할 수 없는 판세"라며 "말 그대로 마지막까지 절실하게 임하는 쪽이 이기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