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수도 서울을 탈환할 수 있을까.
민주당 이 후보가 16일부터 이틀 간 취약지로 꼽히는 서울에 머물며 민심 탈환에 나섰다. 17일 이 후보는 서울 노원구를 시작으로, 광화문, 성동구, 홍대 등 서울 강북 지역을 훑었다.
전날 강남 지역을 찍은 뒤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강북으로 북상하는 동선이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틀째 지방을 훑고 있는 데 반해 이 후보는 서울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에게 치명적인 서울 민심
이유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서울 민심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서울지역 지지율은 대체로 윤 후보와 10%p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우상호 총괄본부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선거운동) 첫 주 일정은 약세 지역을 먼저 공략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떠난 민심이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당시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약 18%p 차이로 졌다. 박영선 후보는 당시 190여만 표를 얻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민주당 후보는 260여만표를 얻어 당선된 바 있다. 낮은 투표율을 고려한다고 해도, 지난해 재보궐 선거 이후 서울 지지층 이반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대선에서 민주당에게 서울의 중요성은 크다. 수도라는 상징성 뿐 아니라 젊은 층 인구가 많아 진보 계열 정당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에서 졌지만 서울에서만큼은 득표율 51.42%로, 48.18%를 얻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공식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인구 규모 면에서도 서울을 잡아야지만 대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직선제 이후 역대 7번의 대선을 보면 서울에서 1위를 하지 못한 후보가 승리한 경우는 14대와 18대 선거 단 두 번 뿐이다. 이마저도 근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서울에서 1위 혹은 1위에 가까운 득표를 해야지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초박빙 선거 예측 속에서 서울 민심 이반은 민주당으로서는 더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이틀 연속 서울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이유다.
지지율 오르지 않는 이유는 부동산?
민주당은 서울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이유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주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청년층의 상실감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도 부동산에 대한 반성과 함께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유독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좋은 주택에서 행복하게 살 일을 마련하겠다"며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서 우리 주민들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재산세와 종부세도 완화도 공약했다.
서울 지역 마지막 유세 장소로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집중 유세에 나서 '청년 기회국가'를 강조하며 '수도권 주택 30% 우선 분양', 'LTV 90%까지 확대', '주가지수 5000시대' 등의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지지층 결집이 우선…李, 오늘부터 호남행
하지만 이 후보의 이런 서울 탈환 작전에도 서울의 민심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은 서울 민심을 갑자기 돌아오게 할 카드가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 후보가 당장 지지층 결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도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대신 '국민 통합론'을 내세우며 친문 부동층 끌어안기 기조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촛불집회의 상징이었던 광화문을 방문해서는 탈이념, 탈진영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17일부터 주말까지 호남을 방문해 지지층 다지기 행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