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평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야간 근무를 해왔다.
전북 전주시는 17일 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발령을 받고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인 평일 근무 총 21일 중 14일 초과 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주시가 공개한 A씨의 소속 부서 근무표를 보면, A씨는 1월 12일 발령을 받은 후 1월 한 달 동안 6일 21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지문 인식 방식의 출퇴근 관리 시스템상 A씨의 1월 퇴근 시간은 오후 8시 26분부터 오후 10시 10분까지로 찍혔다.
2월에는 8일 31시간 초과 근무를 했다. 오후 10시를 넘기는 날이 많았고 오후 11시까지 초과근무 한 날도 있었다.
2월 기준, 담당 팀장은 7일 19시간이었으며, 9일 33시간으로 A씨보다 초과 근무를 더 한 직원은 1명 있었다.
이와 함께 A씨는 1월 설 연휴인 29일과 31일, 2일 12일과 13일 각각 주말 자가격리 전담과 역학조사 업무에 투입됐다.
전주시 담당과장은 "신규자는 동료들과 근무를 같이 했어도 업무 강도가 높게 느꼈을 것 같다. 업무가 과로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문)시스템을 등록하지 않고도 시간 외 근무를 할 수도 있다. 현재 A씨의 시스템상 근무 시간과 실제 근무 시간과의 차이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자 전주시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앞날이 창창한 직원을 잃었다. 같은 또래의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가슴에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너무 마음이 아프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유가족의 심정으로 행정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순직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주시 인권담당관은 해당 부서 직원 17명에 대해 심리 치료에 나선 한편, 전주시 총무과는 2020년도부터 채용된 신규 직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주시 감사관실은 A씨가 업무조정 과정에서 직원 간의 갑질이나 괴롭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주시청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15일 오전 7시 30분쯤 전주시 덕진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전화 안 메모장에 적힌 유서에는 '엄마 아빠 오빠에게 미안하다. 나 진짜 못 버티겠다. 24시간 내내 하루 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는 친구와 카카오톡 대화에서 "신입한테 제대로 된 교육 없이 많은 일을 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을 주고받으며, 저녁 11시 31분 퇴근, 주말 역학 조사 지원 업무 등으로 인한 압박감을 호소했다.
A씨 유족은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전주완산경찰서에 김승수 전주시장 등 관계자를 명예훼손과 강요,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