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우크라이나)는 116.50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확정했다. 우크라이나의 베이징 올림픽 첫 메달. 아브라멘코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은메달을 기뻐했다.
이 때 아브라멘코에게 동메달리스트가 다가왔다.
동메달의 주인공은 일리아 부로프.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가하고 있는 러시아 선수였다. 부로프는 아브라멘코의 손을 잡았고, 이내 뒤에서 아브라멘코를 안고 은메달을 축하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10만 명이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인근 크림반도에 집결시켰다. 침공 개시일까지 거론될 정도. 우크라이나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11일 스켈레톤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우크라이나)는 레이스 후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종이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no war in ukraine)"는 글을 적어 펼쳐보이기도 했다.
전쟁 위협 속에서도 올림픽은 평화의 상징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브라멘코를 안아준 부로프를 보고 "두 나라 사이에 고조된 긴장을 극복하는 제스처"라고 표현했다.
아브라멘코와 부로프는 포옹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아브라멘코는 "우크라이나에서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아 기쁘다. 우크라이나에 메달을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고, 부로프도 "동생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유감"이라는 말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