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성남시청)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대회 전 심적 고통과 부상을 이겨내고 이뤄낸 값진 결실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최민정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분17초789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의 2분17초862, 수잔 슐팅(네덜란드)의 2분17초865에 앞선 1위를 기록했다.
2018 평창 대회까지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1500m 황대헌(강원도청)에 이어 최민정은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물하며 대회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최민정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정말 너무 좋아서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좋은 결과로 나와서 너무 뿌듯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평창 때는 올림픽이 처음이어서 힘들지만 잘 이겨냈는데 베이징은 '경험이 쌓였으니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든 것 같다. 마무리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1000m 은메달 획득 후 펑펑 울었던 최민정은 이날은 미소가 가득했다. 이에 대해 그는 "1000m 끝나고 많이 울어서 후련했다"면서 "그때 잘 털어내서 여자 3000m 계주랑 오늘 마냥 기뻤다"고 웃어 보였다. 최민정은 대회 전 대표팀 1년 선배 심석희(서울시청)의 비하 발언의 대상이 됐고, 평창 대회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마음고생이 심했다. 부상까지 입어 심신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멋지게 극복해냈다.
최민정은 스스로와 싸움에서 한계를 어떻게 이겨내는 것이 이번 올림픽의 관건이었다고 언급했다. "그 생각만으로 준비하다 보니 마지막까지 잘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올림픽 기록(2분16초831)도 경신했다. 2016년 자신의 세운 세계 신기록(2분14초354)까지 보유한 명실상부한 여자 1500m 최강자가 됐다. 이에 대해 최민정은 "이름이 남겨져 있어서 좋다"면서도 "근데 사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범하게 대답했다.
숙소로 돌아가 맛있는 것을 실컷 먹고 푹 쉬고 싶다는 최민정. 그에게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었다.
최민정은 "중요한 경기 때는 연락을 안 하는 편"이라면서 "500m에서 넘어졌을 때부터 안부 문자들이 왔고 1000m 은메달 축하 문자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 쌓여서 답장을 못했는데 오늘부터 해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분 좋게 인터뷰를 마친 최민정은 마지막까지 밝은 표정을 잃지 않고 취재진과 인사를 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