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4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의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스토킹 범죄 피해자의 안전 조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경이 조속히 강구하라"고 말했다.
특히, 경찰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반려되면서 그 사이에 참극이 벌어진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관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제도적 보호 조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건이 발생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스토킹 범죄 피해자 안전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경이 조속하게 강구하여, 여성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전날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40대 중국 국적 여성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던 전 남자친구의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범행 직후 달아난 피의자 조모씨(56)도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은 이달 11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조씨가 협박을 하고 있다'며 폭행과 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하고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했다.
조씨가 다시 가게를 찾아 피해자를 협박하자 관할서인 구로서는 조씨를 협박·업무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고 스토킹과 성폭행 등 여죄를 조사했지만,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반려되면서 구속에 실패했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스토킹처벌법상 긴급응급조치 1~2호를 결정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을 위해 보강수사를 벌였지만 그러던 중에 피해자가 참변을 당했다.
서울남부지검 측은 "일부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취지였다"라고 영장 반려 사유를 설명했지만,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인 조치에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