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횡령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의뢰된 김원웅 광복회장이 오는 18일 불신임안을 투표하는 임시총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1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재진에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최근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관리를 잘못해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TV조선은 지난달 25일 광복회 전직 간부를 인용해 김 회장이 지난 1년간 카페 운영 수익 4500만원을 의상을 구매하거나 이발소를 이용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보훈처는 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수익금이 단체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부당하게 사용되고, 골재사업과 관련해 광복회관을 민간기업에 임의로 사용하게 하는 등 비위가 확인됨에 따라 수사를 의뢰하며 해당 수익사업에 대한 승인 취소 등을 위해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국회 카페는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전달한 장학금 조성을 위해 광복회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0년 5월부터 운영해 왔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고 보훈처는 감사에 착수했다.
보훈처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제보자 진술과 보훈처가 확인한 내용을 합친 비자금 사용액은 모두 7256만 5천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한복·양복 구입 440만원, 이발비 33만원, 마사지 60만원 등의 사용 내역이 확인됐다. 특히 마사지 비용은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무허가 업소에서 전신 마사지를 10만원씩, 총 6회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이 설립한 협동조합인 '허준 약초학교 공사비'(1486만원), '약초학교용 안중근 모형 권총 구입대금'(220만원)을 비롯해 제보자 진술을 근거로 국회의원실 화초구입비(300만원), 명절 상품권(200만원), 직원 상여금 및 야유회비(1420만원) 등 사용 내역이 확인됐다.
하지만 김 회장은 사퇴 입장문에서도 "친일 미청산은 민족공동체의 모순이며 민족의 갈등과 분열은 친일 미청산이 그 뿌리이다"며 "반평생을 친일청산에 앞장서 왔고 친일반민족언론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서서 싸워 왔는데, 조선일보와 TV조선에 의해 무너지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