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고양시청)의 마지막 질주가 펼쳐진다. 장소는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 16일 열리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이 곽윤기가 올림픽 무대에서 펼치는 라스트 댄스다.
곽윤기는 5000m 계주 결승 하루 전인 15일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를 통해 마지막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와 소감을 전했다.
곽윤기는 "정말 저의 스케이트 인생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꿈으로 다가왔고, 꿈의 무대에서 이 가치를 높이고 싶어서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라면서 "여러분들과 올림픽 기간 동안 소통하고, 웃고, 떠들며 즐겼던 시간들이 참 소중했습니다. 저의 27년 스케이트의 라스트 댄스가 '멋' 나도록 열심히 달려볼게요. 대한민국 쇼트트랙 팀 응원 많이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곽윤기는 2007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어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50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위로 처진 상황에서 마지막 코너 때 한지아량(중국),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사이로 파고들어 2위로 골인했다.
이후 부상 등 부침을 겪으면서 2014년 소치 올림픽은 출전하지 못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5000m 계주에 출전했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수를 범한 후배들을 다독이는 '맏형'다운 모습을 보였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태극마크를 잃지 않았다. 2019-2020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11일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곽윤기는 영상을 통해 "평창 때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제 스케이트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될 텐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면서 "선수 은퇴 경기는 아니다. 몸 상태를 보면서 선수 생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윤기는 계속해서 스케이트 인생을 돌아봤다. 담담했다. "진선유 누나와 김동성 선배처럼 정말 레전드로 불릴 업적과 이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그런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면서 "밴쿠버 올림픽 이후 최고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 '온리 원'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곽윤기의 라스트 댄스는 후배들과 함께한다.
곽윤기는 "책임감은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너희는 온전히 올림픽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희가 내 자리에 섰을 때 후배들을 나보다 더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