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개봉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다.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은 자신을 찾아온 한지우(김동휘)에게 수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친다.
최민식은 이번 영화를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관해 "대본을 보고 '굿 윌 헌팅'이란 영화가 생각났다"며 "여러 가지 학원 드라마가 있는데, 학원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를 우리도 한번쯤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만나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학성 역의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지우 역의 김동휘는 "수학 영화라고 해서 어려운 수식이 나오는 게 전부가 아니다"며 "학성과 지우, 기철, 보람 등 모든 인물이 어우러져서 나오는 대사가 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대사처럼 느껴지는 게 아니라 나에게 다가오는 말처럼 느껴졌다. 관객 여러분께서도 충분히 그렇게 느낄 대사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하게 된 다른 배우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최민식'을 꼽았다. 이름만으로도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에 대한 믿음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박동훈 감독이 최민식을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으로 캐스팅 한 이유 역시 배우들과 다를 바 없다.
박 감독은 "최민식 선배님은 요즘 하는 말로 내가 90년대부터 '찐 팬'이다. 영화 속 짧은 컷, 짧은 대사들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관객으로서 팬"이라며 "연출자로서, 감독으로서 시나리오를 읽고 최민식이란 배우가 경비복을 입고 수학에 대해 설파한다는 걸 연상해봤을 때 정말 흥분되더라. 그래서 수락해주셨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 아이에게 어른이 '네가 문제야'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존중하며 경청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어른도 예의 바르게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며 "그런 반듯함이 머리 속에 반짝 떠올라서 기분이 좋았고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점수만 신경 쓰는 담임 근호 역으로 출연하는 박병은은 "처음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까 너무 궁금했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수학이 공식적이고 딱딱하고 어렵고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수학을 매개체로 학성과 지우 둘의 우정, 서로에 대한 사랑, 서로에 대한 이해를 풀어가는 게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천재 수학자가 등장하고, 수학을 매개체로 삶을 이야기하는 만큼 '수학' 역시 영화의 중요한 지점 중 하나였다. 이에 일상 곳곳의 수학을 친숙하게 표현해냈으며, 경제부 기자 출신 각본가부터 물리학 교수까지 전문가들이 총출동돼 완성도를 높였다. 촬영 현장에는 수학 전문가가 함께해 혹시 모를 오류에 대비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독특한 제목에도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중의적으로 담겨 있다.
박 감독은 "'수포자' 'N포세대' 등 포기에 관한 조어가 계속 생성되고 있는 이상한 나라 속,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한 수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우리 영화 제목을 접한 다음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렸을 텐데, 작가가 실제 수학자였다. 그리고 소설처럼 우리 영화에서도 신비한 모험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유쾌한 에너지와 활력을 받아 갈 수 있는 영화"라며 "이학성을 통해 회복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조윤서 역시 "우리 영화는 이상한 영화다. 이상하게 수학이 이해되고,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수학으로 위로받는 이상한 영화"라며 "단언컨대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설 때 굉장히 예쁜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 좋게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라고 전했다.
비밀을 간직한 천재 수학자를 통해 인생의 난제를 풀어가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다음달 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