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키움 스프링 캠프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발 투수는 안우진이다. 홍 감독은 올 시즌 안우진을 에릭 요키시와 원투 펀치로 내세울 계획이다.
지난 시즌 다승왕을 수상한 요키시(16승)는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곁을 지키기 위해 서울 고척돔과 경기도 고양 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21경기(107⅔이닝)에 나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선발로 자리매김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출전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지난 시즌 초반에 손가락 물집 부상을 당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 7월에는 원정 숙소 무단 이탈 파문을 일으키며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과거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진 바 있는 안우진은 또다시 경기 외적인 잡음을 일으키며 팬들의 물매를 맞았다. 홍 감독은 안우진에게 "작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실력은 확실한 선수다. 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당시 최고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기대를 모았다.
안우진은 3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2020시즌에는 필승조로 활약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13홀드)를 올렸다. 하지만 불안한 제구로 셋업맨이 어울리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는 풀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선발로 뛰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나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6⅓이닝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에 대한 불신을 신뢰로 바꿨다.
홍 감독은 올 시즌 마운드 운용 계획에 대해 "아직 순서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량에서 안우진이 우선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안우진의 입지가 확실해졌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4.33으로 리그 5위였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합계 13.75승으로 7위에 머물렀다.
외국인 선수 제이크 브리검이 시즌 도중 팀을 이탈했고, 안우진과 한현희가 원정 숙소 무단 이탈 파문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요키시가 홀로 고군분투했다.
안우진은 올해 성공적으로 풀 시즌을 보내야 한다. 부상은 물론 경기 외적인 구설수 없이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임한다면 키움의 마운드는 한층 두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