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마'에서 어리지만 속 깊은 그루를 완벽하게 그려냈던 윤찬영은 이후 '육룡이 나르샤' '낭만닥터 김사부'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의사요한' '17세의 조건'을 비롯해 영화 '당신의 부탁' '생일'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젊은이의 양지' 등을 통해 한 걸음씩 그러나 묵직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감독 이재규)에서 고등학생 이청산 역을 통해 극의 중심에 선 윤찬영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고, 배우의 책임감을 배워가고 있다. 그런 윤찬영은 '좋은 어른'을 고민하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꿈과 목표를 정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11일 화상으로 만난 윤찬영에게서 이청산을 통해 본 세상과 어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배우 윤찬영으로서 그려나간 꿈과 목표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찬영은 '좋은 어른'이란 어떤 모습일지 늘 고민한다
▷ 그동안 국내외에 소개된 수많은 좀비 영화나 시리즈와 달리 '지금 우리 학교는'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윤찬영 : 사람들이 좀비 장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재밌게 봐주는 건 다들 한 번쯤 상상해봤고, 있을 법한 일이고,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과연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좀비를 맞닥뜨렸을 때 그들은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에 대해 좋아하고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
물론 여러 좀비물이 있고 전부 각자만의 특색과 재미가 있지만, 우리 시리즈는 목숨보다 우정이, 목숨보다 사랑이 중요한 학생들이 학교라는 밀폐된 공간에 갇혀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은 다음엔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관람 포인트가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음악실, 방송식, 급식실 등 공간이 바뀌면서 재미 요소가 달라지고 그런 것만 봐도 여러 상황과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정말 극한의 상황 속 극한의 감정을 되게 스펙터클하게 그려낸다.
▷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 극한의 상황에서도 함께 웃던 친구들이 좀비가 되고, 좀비가 된 친구를 죽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윤찬영 : 다들 친구가 좀비가 되면 머리로는 무조건 내보내야 한다고 이해는 하지만 정말 쉽지 않더라. 같이 촬영했던 배우가 좀비가 돼서 같이 촬영할 수 없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너무 슬펐다. 그런데 정말 친했던 친구 중 한 명이 좀비가 되면 작별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그렇지가 못하더라.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정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번에 친구가 군대에 가는데, 한 달 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그것도 되게 이상하더라.(웃음)
윤찬영 : 사실 학생이 학생인 이유가 있다. 학생은 배워가고, 또 사회에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전 준비하는 단계에 놓여 있다. 친구들로부터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지만, 어른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는 어른이 무책임한 어른이 된다고 본다.
학생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어른을 이른바 '꼰대'라고 하는데, 진정으로 학생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어른이라면 정말로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학생들이 옳은 길로 가게 해줄 거다. 나도 어른이 된 지 2년이 지났는데, 항상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려 하고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 늘 고민한다.
윤찬영의 장래 희망은 배우, 꿈은 '라라랜드' 감독과의 작업이다
▷ 어릴 때 데뷔해서 이제는 이른바 성인 연기자가 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그런 점에서도 남다른 작품일 것 같다.
윤찬영 : 매 작품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이렇게 큰 역할을 맡으면서 그에 따른 부담감과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정말 잘 해내고 싶었고, 정말 감사하고, 정말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이 배우게 됐다.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 바쁜 와중에도 일기에 기록하려 했다.
▷ '배우 윤찬영'으로서 어떤 미래를 그려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윤찬영 : 나의 장래 희망과 꿈은 다르다. 장래 희망은 배우이고, 꿈은 영화 '라라랜드' 데미안 셔젤 감독과 작품을 같이 하는 게 최종목표이자 꿈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전 세계 190여개국에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셔젤 감독이 봤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상상만 해도 즐겁다.(웃음)
그리고 내 모습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작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나'라는 사람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작품 속 캐릭터에 나라는 인물을 투영시키지만, 나의 진짜 모습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 앞으로 나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부분을 한 번 기대해주셔도 좋을 거 같다.(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