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 에어 부문에서 자신이 선택한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한 19세 소녀 구아이링의 인기가 중국에서 '초절정'이다.
하버드 대학 출신 미국인 아버지와 베이징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을 나온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구아이링은 미국 국적을 버리고 중국 선수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 지난 8일 탁월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15일에는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 장애물 경기에 출전해 두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구아이링의 인기 비결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실상의 미국인임에도 어머니의 나라를 택해 스키 불모지인 중국에 금메달을 안겼기 때문이다. 출중한 실력에 빼어난 미모, 명문 스탠포드 대학에 합격할 정도로 우수한 학업 성적 등 중국인들이 좋아할 요소를 모두 갖췄다.
이 때문에 구아이링은 중국 매체와 네티즌들에 의해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완벽한 중국인으로 재탄생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2개나 획득한 '토종' 런쯔웨이보다 더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두 번째 결승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구아이링이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가 인기 검색어로 올라 있다.
구아이링이 구가하는 현재의 인기는 애국주의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미중 대결의 한가운데서 나고 자라서 미국이 아닌 중국을 택했다. 그의 승리는 스포츠의 승리일 뿐 아니라 미중 대결에서 중국의 쟁취이기도 하다. 중국인의 애국심이 구아이링으로 응축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 뒤에 중국인들은 전혀 다른 구아이링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스스로 25~30%를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다고 말할 정도지만 거꾸로 뒤집으면 70% 이상은 미국인이라는 얘기다.
중국이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가 미국 국적을 버렸는지도 확실치 않다.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구아이링은 '이중 국적' 보유자로 기록돼 있다.
구아이링이 계속 중국에 남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올림픽이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인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
관영 환구시보 특약평론위원인 후시진도 13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런 점을 짚었다.
구아이링에 대한 선전이 적절해야 하고 스포츠의 성공과 올림픽 정신의 테두리 안에서 국한되어야 하며, 애국주의로 흘러서는 안 되고 중국 선수단이 아닌 국가를 빛내라는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