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모험도 기꺼이…태연 "지금의 나를 남기고 싶었어요"

2년 3개월 만에 세 번째 정규앨범 'INVU' 발매…총 13곡 수록
동명 타이틀곡, 내부 평가에서 덜 선택받아 "납득시키고 싶어"
선공개 곡 '캔트 컨트롤 마이셀프'와 이어지는 서사
"다양한 곡 구성 목표, 그 안에서 통일성 원해"
"찾아주시는 분들 없으면 제가 움직일 수 없어"…원동력은 '자신'과 '팬'

2년 3개월 만에 세 번째 정규앨범 '아이앤비유'를 발매하는 태연. 태연 공식 페이스북
2007년 여성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리더로 데뷔한 태연은 올해 15주년을 맞는, '중견'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경력을 가진 가수다. 2015년 솔로로 데뷔한 후로는 장르나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음악을 발표하고, 음악적 실험도 시도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더욱더 단단히 굳혔다.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이라는 수식어는 대중이 그에게 보내는 신뢰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다.

선공개 곡 2곡과 신곡 11곡, 총 13곡으로 꽉 채운 태연의 세 번째 정규앨범 '아이앤비유'(INVU)가 밸런타인데이인 오늘(14일) 저녁 베일을 벗는다. 두 번째 정규앨범 '퍼포즈'(Purpose)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자, 늘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을 듣는 '정규앨범'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14일 오후, 태연의 '아이앤비유'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연반인' 재재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지금의 제 모습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표현을 열심히 했다"라고 운을 뗀 태연은 "그동안은 '아이'(I)처럼 자전적인 의미가 담긴 곡을 발표했다면, 이번 앨범은 사랑을 주제로 잡고 만들었다. 사랑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다각적으로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늘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는 그답게, 이번 앨범에도 다채로운 곡이 총 13곡 수록됐다. 태연은 "다양한 곡 구성을 목표로 했고 그 안에서 통일성을 원했다. 모든 걸 다 통일하기보다 어느 정도 연결감을 원했고 곡 배치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전체 주제가 사랑이어서 가사도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했고, 저 스스로는 보컬적으로도 한 단계 (올라가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비주얼적으로도, 퍼포먼스적으로도 특징 잡을 수 있게, 기억에 남을 수 있게" 애쓰느라 준비기간이 길었다. 태연은 "이번 앨범은 확실히 최장기간 준비한 앨범"이라고 귀띔했다. 앨범을 관통하는 대주제를 '사랑'으로 설정했다는 그는 "사랑이 정말 다양하지 않나.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본인 상황에 맞게 들을 수 있는 곡이, 태연 앨범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을 수 없다. (사랑이) 너무 흔하게, 뻔하게 있는 거라고 느끼지 말고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랐다"라고 부연했다.

14일 오후 2시, 태연의 정규 3집 '아이앤비유' 발매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은 앨범명과 같은 '아이앤비유'다. 부드럽고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후렴에 등장하는 플루트 멜로디가 인상적인 하우스 기반의 팝 댄스곡이다. 가사에는 매번 상처받고 지칠 걸 알지만 그럼에도 '사랑'에 마음을 아끼지 않는 '나'와, 그런 자신과는 너무 다른 상대방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담았다.

데모 버전을 들었을 때부터 태연은 '이거다!' 하고 느낌이 와서 애착이 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렇게 많이 선택을 못 받은 곡이었다. 모두가 '아니오' 하는데 저 혼자 '예' 이런 상황이어서 약간 모험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감도 있었다. 이걸 내가 납득 시켜보겠다, 설득 시켜보고 싶다 하는 느낌이 빡 오는 그런 곡이었다"라고 전했다.

태연은 "이 곡을 조금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 가사 전달을 위해서 마치 뮤지컬 하듯이 연기하는 느낌으로 불렀다. 정말 녹음 부스에 카메라가 있었다면 제 표정 연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나의 사랑은 이래' 하고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만 난 네가 이랬으면 좋겠어' 제시하고 전달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뉘앙스를 잘 표현하기 위해 연기하듯 불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앤비유'는 지난달 17일 발매한 선공개 곡 '캔트 컨트롤 마이셀프'(Can't Control Myself)와 서사가 이어진다. 태연은 "사랑에 대한 상처를 가진 건 똑같다. '캔트 컨트롤 마이셀프'는 상처를 받고 아직도 그 상처에서 허우적거리는, 상처받은 본인 자체를 표현한다면 '아이앤비유'는 상처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의 감정을 깊게 돌아본다. 무게감 있는 감정을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는, 조금 더 성숙해진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태연은 "내 사랑을 받는 네가 부럽다, 내게 이 정도의 사랑을 받는 네가 부럽다, 나만큼 아프지 않은 네가 부럽다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될 것 같다. 내가 이만큼 (사랑을) 주는데 너는 이만큼을 받을 수 있어서 참 부럽다, 나 같은 사람이 어딨니 이런 느낌"이라며 "고음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게 노력해서 스토리텔링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태연은 이번 앨범에서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타이틀곡 '아이앤비유' 뮤직비디오에서도 콘셉추얼한 모습이 많이 담겼다. 소녀시대 공식 페이스북
이미 뮤직비디오 티저에서 공개됐듯, 안무도 있다. 태연은 "댄스 있다. 안무 연습했다. (춤 연습 영상도) 나온다. 기대해도 좋다"라며 "노래에서 포인트가 되는 '아이앤비유'를 상징화했다. 정말 딱 대표되는 안무가 되지 않을까. 인생 네 컷 포즈 할 것 없을 때 (I, N, V, U를) 하나씩 찰칵찰칵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수록곡 4곡의 하이라이트가 조금 더 길게 공개되기도 했다.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솔베이의 노래'를 샘플링한 '그런 밤'(Some Nights)은 알앤비 발라드다.

태연은 "감정이 풍부하게 극대화된 곡이라 가성도 많이 사용했다. 여리지만 단단한 느낌의 잔잔한 알앤비 발라드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라며 "고음으로 가성, 진성을 오간다. 솔직히 녹음할 때 고생했지만 그만큼 공들여서 애정하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11:11' 가사를 썼던 김이나 작사가가 작사했다. 태연은 "가사 받자마자 너무 찰떡같이, 자연스럽게 발음이 이어져서 '역시는 역시다!' 했다"라고 덧붙였다.

'어른 아이'(Toddler)는 디스코 리듬에 베이스 연주가 흥을 돋우는 팝 댄스곡이다. 곡의 흥겨운 바이브가 인상적이다. 태연은 "제목 그대로 시니컬한 어른이 됐지만 여전히 순수한 아이처럼 해피엔딩을 꿈꾼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노래로 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을 콘셉트로 한 '사이렌'(Siren)을 두고 태연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다. 후렴구에서 속도감을 내면서 점점 빌드업해 나가는 곡이다. 처음 곡을 듣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더 극대화해 리듬을 강조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정말 거기에 맞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서 저도 얼른 유출시키고 싶다"라며 웃었다.

태연이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하고 있는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지막으로 나온 '유 베터 낫'(You Better Not)은 이제까지의 곡과 다른 밝고 흥겨운 리듬의 업 템포 곡이다. 태연은 "사랑을 위해서 전부를 내준 화자의 마음 아픈 후련함, 여린 감성을 그리고 있지만 분위기 자체가 밝은 업 템포 곡이라 약간은 새초롬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세트 마이셀프 온 파이어'(Set Myself On Fire), '콜드 애즈 헬'(Cold As Hell), '타임리스'(Timeless), '품'(Heart), '노 러브 어게인'(No Love Again),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s)의 신곡이 실렸다. 선공개 곡 '캔트 컨트롤 마이셀프'와 지난해 낸 싱글 '위크엔드'(Weekend)까지 총 13곡이다.

태연은 꼭 들었으면 하는 수록곡으로 '품'을 꼽았다. 음원 하이라이트(미리 듣기) 클립에서 태연의 목소리가 전혀 등장하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된 곡이다. 태연은 "베이스 기타만 둥둥 하고 끝나는데, 그만큼 고조되는 분위기를 포인트로 잡았고, 후렴구에서 팡 터지는 듯한 시원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가사는 팬 여러분에게 해 주고 싶은 내용이다. 사랑받는 나의 마음을 표현했다. 애착이 가고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태연은 "지금의 저를 남기고 싶었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2021년부터 2022년 지금 현재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지금 제가 꽂혀 있는 것과 지금 제가 생각하는 것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듣는 이가) 그걸 조금 공감했으면 하는 게 제 목표다. 큰 목표도 비슷하다. 듣는 이들이 굉장히 많을 텐데 그 한 분 한 분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자신 있거나 좋아하는 음악 장르에 관해서는 "매번 다르다. 지금은 '아이앤비유'인 것 같다. 하우스 팝 댄스 장르! 지금 꽂힌 건 3집 앨범이고, 자신 있는 것도 그때그때… (다르다) 저도 저를 잘 알 수 없다. 너무 수많은 제가 있어서"라며 "좋게 말하면 (어떤 장르든)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연의 정규 3집 '아이앤비유'는 오늘 저녁 6시 정식 발매된다. 소녀시대 공식 페이스북
​​가온차트의 10년 누적 앨범 데이터에 따르면, 태연은 여성 솔로 가수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감을 묻자, 태연은 "최고의 주변 스태프분들과 회사분들과 좋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닌가 싶고 또 팬 여러분들,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움직일 수 있다. 찾아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제가 움직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그분들 때문인 거 같다. 팬 여러분께도 이 기회를 통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계속해서 뭔가 서로를 이해시키고 보여주고 설득시키는 그런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저의 원동력은 팬들이죠. 또, 저 자신. 제 자신이 자꾸 저를 자극해요. 그때그때 다른 제가 나타나기 때문에 자꾸 움직이게 만들어요.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가 저의 원동력이고 팬 여러분도 원동력입니다."

태연의 정규 3집 '아이앤비유'는 오늘(14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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