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목표는 올해 6월 MSCI 선진지수 '관찰국' 편입, 내년 6월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결정, 2024년 MSCI 선진지수 실제 편입이다. 앞서 MSCI가 요구하는 핵심 조건 2가지 중 외환시장 개선은 이미 발표했고 또다른 조건 중 하나인 공매도 전면 재개는 상반기 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 목표대로 오는 6월 관찰국 리스트에 오르려면 늦어도 5월까지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면서 "3월 대선 등을 고려하면 이달 중 공매도 재개 결정, 3~4월 중 공매도 전면 재개의 수순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트린다는 인식이 큰데다, 공매도에 있어서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에 비해 '개미'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매도란 한마디로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익을 본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전면 허용을 위해서는 선제조건이 필요하다거나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너무 급하게 서두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최근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다는 보고서들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전면재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우려를 먼저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고민 역시 깊다. 특히 대선주자들도 공매도 전면재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반감이 큰 공매도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해 표심을 잡으려는 목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개선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과도한 개인의 담보 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클 땐 자동으로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이거나 특수한 제도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외국인 쪽으로 심하게 쏠릴 수 있다"면서 "'폐지와 존속'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공론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놨다.
MSCI 선진 지수 편입 시 득실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이 신흥국으로 분류돼 해외 자본이 국내 증시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증시 안정성이 높아지고 외국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금 순유출 가능성 등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로 편입될 경우 약 28억 3000만 달러(3조 3800억 원)의 패시브 자금이 순유출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