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국민 여론조사로 붙자" vs 尹 "아쉽다"
안 후보는 이날 후보등록 직후 긴급 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두 당사자와 지지자들은 물론,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국민도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방식이어야 한다"라며 방식으로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여론조사를 요구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일반 시민 1600명에게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적합하다(경쟁력있다)고 보는가?'를 물어 단일후보를 선출했다.
안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0%대 지지율이 무너진 상황이지만, 후보 선호도 조사와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야권 단일화를 한다면 어느 후보로 단일화해야하는가'를 물었더니 안 후보가 45.5%, 윤 후보가 44.2%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내부적으로도 "현재 1위 후보가 한자릿 수 지지율의 후보, 그리고 지지율이 4배 차이 나는 상황에서 경선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말까지 나오며 국민 여론조사 방식 자체에 부정적인 상황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아예 안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양수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의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라고 말했고, 이준석 당대표는 더욱 노골적으로 "윤 후보 이야기처럼 지도자의 결단에 따른 포기 후 지지선언이 아니면 지금 상황에서 (단일화의) 시너지가 날 리가 없다"고 안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安이 용단하라" 요구에 "안 되면 완주"…일단 치킨게임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제안을 곧바로 거절한 것을 떠나 '안철수 후보가 용단하라'라고 말한 것에 격앙된 분위기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이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애초부터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국민의당은 제안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완주할 것이란 입장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완주하겠다는 전제는 바뀐 것이 없다"라며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단일화를 물어보며 안 후보에게 프레임을 씌우니 정정당당하게 국민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로를 향한 날 선 말도 주고받았다. 야권 단일화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부처 손바닥 안에 있는 손오공 사진을 올리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가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적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토론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기회 15초 나눠주는 것도 대단한 인심을 쓰듯 하는 사람과 뭘 공유하는가"라고 안 후보를 겨냥했다. 국민의당 홍경희 대변인은 "역선택 문제는 되레 안철수 후보가 걱정해야 하는 부분임을 명심하라"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