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0일째 드디어 첫 눈! 첫 사고도 봅니다[베이징 레터]

MMC 옆 광장에 쌓인 눈 위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이 놓인 모습. 노컷뉴스

[편집자주]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재 뒤에 담긴 B급 에피소드, 노컷뉴스 '베이징 레터'로 확인하세요.    
 
 ★주의. 이번 레터는 사진이 많습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대회 10일 차를 맞았습니다.
   
4일 개막해 20일 폐막인데요. 오늘이 13일이니 이제 딱 일주일 뒤면 올림픽이 끝납니다.
   
아침에 숙소 창문을 여니 눈이 내립니다. 베이징에서 보는 첫 눈인데 꽤 많이 내립니다. 이미 쌓여 있는 눈도 상당하고 내리는 눈도 거침없네요.

스키 종목 선수들이 인공눈 위에서 경기를 하던 장자커우에도 폭설이 내립니다. 모처럼 진짜 자연 눈에서 경기를 하네요. 눈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기까지 합니다. 대회 초반부터 왔으면 좋았을 아쉬움도 드네요.

그럼 눈 내리는 베이징 올림픽 풍경은 어떨까요?
   
눈길 위를 신중하게 운전하는 셔틀버스 기사님. 노컷뉴스

서둘러 준비해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 기사님도 눈길 운전에 최대한 조심하는 모습입니다. 평소보다 천천히 갔습니다. 특히 대로가 아닌 곳은 눈이 쌓여 있는 곳이 많아서 버스가 미끄러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기사님 표정을 보기 위해 운전석 바로 뒤에 탔습니다. 자세히 보니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네요. 핸들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며 흔들거리는 버스를 바로잡습니다.
   
눈 내리는 베이징 거리. 노컷뉴스

기계로 인도에 쌓인 눈을 치우는 모습. 노컷뉴스

큰 도로는 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큰 불편함 없이 달립니다. 중간중간 제설을 하는 작업자도 보입니다. 빗자루로 쓸어내는 사람, 염화칼슘을 뿌리는 사람, 기계로 눈을 쓸어내는 것도 봤습니다.
   
첫 교통사고 현장도 목격했습니다. 뒤에서 앞의 차를 추돌한 것 같습니다. 한국처럼 운전자들이 내려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네요. 다행히 사고는 크지 않은 듯합니다. 목을 잡고 있는 사람도 없네요.
   
올림픽 기간 베이징에서 목격한 첫 교통사고. 노컷뉴스

교차로에서 끼어들기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던 위험한 상황. 노컷뉴스

제가 탄 셔틀버스도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교차로로 진입하던 중 앞에서 흰색 차가 끼어들었습니다. (한국도, 중국도 정말 도로에서 끼어들기는 극혐입니다.) 기사님은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버스 ABS 작동 소리가 요동칩니다. 큰 떨림과 함께 버스는 겨우 멈췄고 사고를 피했습니다. 저는 순간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를 해야 하나?' 생각했죠. 버스에 함께 탄 외국인 취재진도 놀라는 눈치입니다.

그런데 우리 기사님, 아무렇지 않다는 듯 화도 안 냅니다. 정말 쿨하시네요. 
   
버스는 어느덧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 도착했습니다. 정류장에는 관계자가 눈길이니 안전 운전을 하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습니다.
   
MMC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안전운전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노컷뉴스
나무 빗자루로 눈을 쓸어내는 모습. 노컷뉴스


MMC 주변도 제설작업 중입니다.
   
특이한 점은 빗자루입니다. 진짜 나무로 된 빗자루. 나뭇잎이 생생히 달린 빗자루에 저뿐만 아니라 외국 취재진도 신기한 듯 사진을 찍습니다. 염화칼슘도 누런색이네요.
   
눈이 오자 바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촬영 기자들이죠. MMC 곳곳엔 눈 스케치를 취재하는 취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쇼트트랙 대표팀의 금메달 경기가 열리는 날입니다.

오후 8시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황대헌(강원도청)이 남자 500m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레이스를 펼칩니다. 이어 여자 3000m 계주팀(서휘민, 최민정, 김아랑, 이유빈, 박지윤)도 결승전을 치릅니다.
   
눈도 오고, 취재진이 몰릴 듯하니 저도 일찍 움직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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