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갈색 점퍼에 검은 색 선 그라스를 쓰고 착공식에서 직접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어 북한에서 이른바 '태양의 성지'로 불리는 금수산 태양궁전 인근에 1만 세대의 주택이 들어서는 '새 행정구역'을 건설함으로써, 제재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지친 인민들의 민심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 건설은 "평양시 살림집 전망목표 수행의 두 번째 공사인 동시에 이 지구에 새로운 현대적 도시구획을 일떠세우기 위한 첫 단계의 건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당과 정부가 승인한 수도건설 전망계획에 따라 태양의 성지 가까이에 위치하고 9.9절 거리와 잇닿아있는 화성지구에는 앞으로 3년 안팎에 수 만세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봉사시설들이 들어앉은 웅장한 거리들이 일떠서고 새 주민행정구역이 생겨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활기찬 전진과 발전이 엄연한 실물로 입증되고 이를 방해하던 모든 것들, 주객관적 도전들이 산산이 부서져 맥을 추지 못하게 되며 이는 그대로 적대세력들에게 내리는 철추로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와 대북제재의 장기화에도 각종 건설사업을 성과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점을 과시하는 대외 메시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지난해 송신, 송화지구 주택 건설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평양의 동쪽 관문에 초고층, 고층 살림집들이 늘어선 훌륭한 거리를 일떠세웠다"며, "다가오는 태양절에는 수많은 수도시민들이 새 거리의 새집들에 입사"하는 모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되는 오는 4월 15일에 지난해 건설한 송신, 송화지구의 입주를 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김덕훈 내각총리, 이일환·오수용 당 비서, 박훈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고 김정관 국방상 제1부상이 '당에 드리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뒤 김덕훈 총리의 설명을 들으면서 착공을 알리는 발파와 축포를 지켜봤다.
조선중앙TV의 이날 보도를 보면 선그라스를 낀 김 위원장이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과 이례적으로 팔짱을 끼고 걷는가 하면, 박훈 내각 부총리에게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등 착공식에 참석한 주요 간부들을 격의 없이 대하는 파격 리더십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사업은 김정은 5개년 계획의 핵심사업으로, 김 위원장이 화성지구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대북제재 등 주객관적 도전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