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두 거대 양당 후보들은 1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각자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비롯해 대장동, 신천지 논란 등을 지적하며 열띤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그러나 윤 후보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발언은 공방 대상에서 빠졌다. 최근 문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해당 발언에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 것과 비교했을 때 여권 입장에서는 맥이 빠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 말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님 같은 경우는 자기를 중용해준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공연하게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위협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관련 발언을 단 한 차례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여론이 더 높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상기되는 것이 이 후보에게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토론회에서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을 언급하지 않은 게 의도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문재인 대 윤석열' 구도가 그려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문 대통령 관련 문제는 민주당과 청와대에 맡기고, 이 후보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거리두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도 문 정부의 코로나 방역 체계와 관련해 "이제는 바꿔야 한다. 현장 방역 관련 의견이 잘 관철이 안 되더라"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