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막기로 했다. 다만, 16일까지 현재 재고분(分)에 한해서는 판매 처리가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이남희 의료기기정책과장은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백브리핑에 참석해 "전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특히 공공영역 공급은 안정적인 상황으로 선별진료소 등에서 이달 첫 주~둘째 주 물량으로 686만 명분의 충분한 검사키트가 공급돼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위험군 중심으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실시하고 그 외 검사자들은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체계가 전국 확대된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 간 공급된 키트는 1646만 명분이다. 이번 주에는 민간 영역에 1500만 명분이 풀렸고, 다음 주까지 총 7080만 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과장은 "특히 다음 달에는 총 1억 9천만 명분의 키트가 국내 공급될 것"이라며 "전문가용 항원검사키트도 현재 호흡기 전담 클리닉,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 등에 공급할 충분한 수량이 확보돼 있다"고 부연했다.
후자의 경우, 일부 온라인 유통사이트를 비롯해 기존 가격의 8배에 이르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등 비정상적인 구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키트의 가격 안정과 유통 관리 강화를 위해 오는 13일부터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16일까지 현재 재고물량은 판매가 가능하고 17일부터는 판매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이 과장은 "온라인 판매 금지는 제품의 수량 부족이라기보다 유통경로를 단순화하고 접근성이 더 확보된 약국이나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한정해 일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온라인 상으로 판매되고 있던 부분을 일시 차단하게 되면 그만큼의 수요가 또 문제가 되기 때문에 갖고 있는 제품은 모두 소진토록 하는 것"이라며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언급한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선 "범부처 TF에서 추가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기일 제1통제관 역시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대량 구입을 하다 보니 불필요한 비축이 발생하고 있다"며 "필요한 사람에 대해 즉시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고가 판매로 인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대책을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도 이같은 조치로 어느 정도 정화될 거라고 봤다.
식약처 최장용 의료기기관리과장은 "소비자들이 상식 선 수준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사이트들에 대해선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 여부를 확인해 차단조치를 하거나, 신고를 했다 하더라도 행정지도로 사이트를 차단해 왔다"며 "다만 전체적인 상황이 17일부터 시행되는 온라인 판매 금지로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대란' 당시와 비슷하게 대포장 제품을 약국·편의점에서 낱개로 소분해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과장은 공공 영역에 대한 물량 공급에 집중하느라 오히려 일반인들이 구매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선별진료소에 가셔서 검사를 받게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선별진료소 검사를 위한 양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며 "그 외 개인이 검사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공급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