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는 11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5.00점 4위를 기록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은 1~3차 시기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화이트는 스노보드의 전설이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쳤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존심을 회복했다. 세계대회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마지막 올림픽"을 선언하면서 화이트의 마지막 올림픽 연기, 라스트 댄스에 전 세계의 눈이 베이징으로 쏠렸다.
화이트도 "아직 트릭(기술)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머릿속에 로드맵은 그려졌다"면서 "한동안 언더독이 된 것 같았다. 조금 뒤처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언더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올림픽을 기다렸다.
1차 시기에서는 실수가 나왔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는 깔끔한 트릭으로 85.00점을 받았다. 2차 시기까지 스코티 제임스(호주, 92.50점), 히라노 아유무(일본, 91.75점), 얀 셰러(스위스, 87.25점)에 이은 4위.
화이트는 승부수를 던졌다.
3차 시기에서 더블콕 1440(공중 4회전)으로 메달을 노렸다. 2017년 2회 연속 시도하는 과정에서 화이트의 얼굴에 상처(64바늘 꿰멘 부상)를 남겼던 트릭으로, 4년 전 평창에서도 3차 시기에 성공해 금메달을 가져온 트릭이다.
하지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14.75점을 받았다. 남은 상위 3명의 점수와 상관 없이 마지막 올림픽은 4위로 끝났다.
화이트는 "마지막에 잘 착지하고 싶었는데 다리가 조금 아팠다. 압박감 때문일 수도, 피곤했을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면서 "여행은 너무 행복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스노보드도 고맙다. 내 인생에서 사랑이었다. 울지 않아서 미안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지 않다.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히라노, 제임스, 셰러가 정말 자랑스럽다. 평창이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번 보너스 라운드에서 어린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면서 "모든 경쟁자들이 없었고, 또 스스로 밀어붙이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묘기도 없었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히라노는 2차 시기까지 제임스에 뒤진 2위였지만, 3차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로 96.00점을 받았다. 2차 시기와 트릭은 같았지만, 더 정확한 연기를 펼쳤다. 제임스는 3차 시기에서 넘어졌다.
히라노의 금메달이 확정된 뒤 화이트가 다시 등장했다. 화이트는 히라노를 꼭 안아준 뒤 이어 제임스, 셰러도 축하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던 히라노에게 10년 넘게 앉아있던 황제의 자리를 넘기는 순간이었다.